야구
[마이데일리 = 함평 김진성 기자] “주찬이 젊을 때 뛰는 느낌.”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1)은 올 시즌 도중 어렸을 때 KIA 경기를 관람하며 김주찬(43) 롯데 자이언츠 타격코치의 플레이를 좋아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김주찬 코치는 호타준족을 자랑하는 외야수였다. 발 빠르고, 정확성과 클러치능력을 두루 갖춘 선수였다.
놀랍게도 김주찬 코치의 ‘절친’ KIA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뛰는 모습이 김주찬 코치 같다고 했다. 지난 15일 함평KIA챌린저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지휘하다 “주찬이 젊을 때 뛰는 느낌이 난다”라고 했다.
김주찬 코치도 그랬고, 김도영도 보폭을 크게 잡고 성큼성큼 뛰는 느낌이 난다. 소위 말하는 ‘발발거리는’ 느낌이 아니다. 또 다른 KIA 코치에 따르면 김도영이 타석에서 1루로 뛸 때도 빠르지만, 1루에서 2루를 밟고 3루를 뛸 때, 2루에서 3루를 밟고 홈으로 뛸 때 더 빠르다고 했다. 곡선주로에서 가속도가 붙는다는 의미.
심지어 홈에서 접전을 벌이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늘 여유 있게 들어왔다. 올 시즌 잠실에서 좌전안타에 1루에서 홈으로 여유 있게 들어가는 건 백미였다. 물론 사실상 자동 런&히트였지만, 그렇다고 해도 묘기였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제2의 이종범이란 별명이 붙은 건 발이 결정적이다. 이범호 감독은 그런 김도영이 데뷔 후 3년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자 최대한 공격적인 주루를 자제시킨다. 어차피 홈런을 칠 수 있고, KIA 타선도 막강하다. 레드라이트를 줄 때도 있었고, 3루타도 어지간하면 말렸다.
이범호 감독은 “어린 나이에 햄스트링을 안 다치게 하려고 그런다. 도루와 3루타도 웬만하면 못하게 했다. 중요할 땐 뛰어야 하지만, 3루에서 홈으로 뛸 때를 보면 좀 허덕이면서 뛴다. 그렇게 뛰면 근육 손상이 올 수 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관리를 해주면서, 안 다치고 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눈 앞에 다가온 무대는 한국시리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정규시즌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뛰는 걸 지켜볼 계획이다. 너무 공격적인 주루는 여전히 자제하겠지만, 단기전서 김도영의 발은 또 다른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도영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빠르지 않을까요? 보폭도 크고, 스피드도 빠르고, 도영이는 큰 발로 가도 스피드가 있으니까. 센스, 판단능력까지 있다. 다른 팀까지 포함해도 주루는 제일 좋다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한국시리즈에 삼성 라이온즈가 올라오든, LG 트윈스가 극적인 뒤집기로 올라오든 김도영의 발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함평=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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