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이제 더 이상 가을에 약하지 않다.
임찬규(LG 트윈스)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벼랑 끝'에 몰린 LG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칠 탓일까.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삼성에 내줬다. 삼성의 기세에 눌렸다. 두 경기 모두 10실점씩 기록하며 무릎을 꿇었다.
1패만 하면 더 하는 상황, LG는 토종 에이스 임찬규 카드를 꺼냈다. 임찬규는 올 시즌 25경기 10승 6패 1홀드 134이닝 42볼넷 136탈삼진 평균자책점 3.83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에 나와 2승 11⅓이닝 평균자책점 1.59를 마크, LG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던 임찬규는 당시 인터뷰에서 "팀 승리가 가장 큰 목표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LG 야구를 보며 2002년 삼성과의 경기가 생각났다. 꼭 올라갔으면 했는데, 당시 패배를 설욕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엘린이' 출신 임찬규는 경기 초반 호투쇼를 펼쳤다. 1회초 김지찬을 2루수 땅볼, 김헌곤을 유격수 땅볼, 윤정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하며 경기를 출발했다. 2회초에도 르윈 디아즈 투수 땅볼, 박병호 1루수 뜬공, 강민호 투수 땅볼로 틀어막았다.
3회초 임찬규는 김영웅을 상대로 이날 경기 첫 번째 삼진을 솎아냈다. 이재현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류지혁에게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지찬을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임찬규에게 4회초 첫 위기가 찾아왔다. 김헌곤을 3루수 땅볼로 잡으며 시작했지만, 윤정빈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디아즈는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경기 삼성의 첫 번째 득점권 기회였다. 하지만 임찬규가 강민호를 상대로 커브를 던져 삼진을 솎아냈다.
한 차례 위기를 넘긴 임찬규는 5회초 김영웅을 삼진, 이재현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류지혁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김지찬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닝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5회말 홍창기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점수를 지원받은 임찬규는 6회초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김헌곤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배턴을 넘겼다.
임찬규는 총 84개의 공을 던졌다. 포심패스트볼(37구)-체인지업(25구)-커브(19구)-슬라이더(3구)를 섞었다. 최고 구속은 146km/h가 찍혔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까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6경기 1승 1패 9⅔이닝 5사사구 9탈삼진 평균자책점 6.52라는 성적을 남겼다. 본인 자신도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올 가을야구 무대에서 모든 부진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의 2경기 호투에 이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더 이상 가을에 약하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올라온 에르난데스도 무실점 투구를 하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와 무려 11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LG의 1-0 짜릿한 승리, 임찬규의 호투 속에 희망을 살렸다. 임찬규는 데일리 MVP에 선정 상금 100만 원을 받는다.
잠실=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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