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20대 배우들이 그리는 청량한 청춘의 첫사랑이 온다.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조선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홍경, 노윤서, 김닌주가 참석했다.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 동명의 대만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하루'의 조선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조선호 감독은 "리메이크 작업이 정말 쉽지 않다. 원작을 따라가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다르게 가더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 정말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원작이 갖고 있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우리나라 관객한테도 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원작은 대만영화 특유의 감성이 있는데 이걸 한국으로 가져왔을 때 얼마나 표현될까 고민이 있었다. 원작의 순수함은 그대로 가져가되 내가 영화를 하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크건 작건 녹여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홍경은 대학 졸업 후 꿈을 찾고 있던 중,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도시락 배달 아르바이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름에게 첫눈에 반하는 용준 역을 맡았다. 사랑 앞에서는 직진하는 용준은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특별한 첫사랑이 된 여름에게 다가가고, 여름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여름의 마음을 점차 열어 간다.
용준에 대해 홍경은 "살면서 뭘 어떻게 해야 될지 정확히 잘 모르겠는 시기를 마주할 때가 있지 않나. 용준이는 그런 시기를 지나는 친구였다. 그렇다고 탱자탱자 노는 친구는 아니고 자기 나름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친구다. 그런 와중에 여름이를 만나게 되면서 혼자라면 느낄 수 없었던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다.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삶의 동력이 생기고, 몰랐던 세게 가 열리는 것들을 맛보게 되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홍경은 "용준이가 여름을 만나기 전과 후가 굉장히 다르다. 영화상에서는 당연히 여름을 만난 이후의 장면이 많고 포커싱 돼있다. 영화 시작과 더불어서 (용준의 변화가) 바로 표가 나는데 그걸 보시는 재미도 있을 거다. 이 친구가 사랑에 빠지고 이렇게 바뀌고 생기가 생기고 확 다채로워지는 순간이 있다"며 관전 포인트를 짚기도 했다.
노윤서는 수영선수인 동생 가을을 서포트하며 생계까지 책임지는 생활력 넘치는 'K-장녀' 여름 역을 맡았다. 가을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동생을 서포트하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 없는 여름은 우연히 시작된 용준과의 관계에서 설렘을 느끼는 동시에 본인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보게 되는 인물이다.
노윤서는 "여름이는 K-장녀로서 부모님의 손을 안 벌리고 생계를 도맡는다. 또 가을이가 유명한 수영선수라서 뒷바라지, 컨디션 관리까지 맡고 그 외 시간에 아르바이트도 하고 국제수어를 배우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친구다. 어떠한 생각을 할 수 없게 바쁘게 살아가다 용준이를 만나게 되면서 많은 걸 깨닫고, 어떤 꿈을 찾아가고 같이 동력을 얻게 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름이에게 공감이라기보다는 뭔가 되게 멋졌다. 나는 나의 꿈을 좇기 바빴는데 여름이는 책임감이 있는 친구고, 동생을 책임지는 모습이 있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조금 안타까웠던 부분은 개인적으로 윤서로서 여름이를 봤을 때 친구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본인이 다양한 경험을 많이 겪어서 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들을 했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물속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유로움을 느끼는 청각장애인 수영 선수 가을은 김민주가 연기한다. 가을은 노윤서가 연기한 여름과는 자매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쉴 틈 없이 달린다.
김민주는 "내 또래 20대 친구들이 뭔가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찾아간다는 그런 내용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가을이가 나한테 왔을 때 정말 기뻤던 마음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제가 되게 따뜻해지는 기분을 받아서 좋았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김민주는 "내가 물이랑 전혀 친한 편이 아니다. 사실 '청설'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수영을 배워봤는데 처음에는 좀 많이 무서웠다. 물과 친하지도 않아서 물에 내가 뜰 수 있을지 되게 불안했다. 처음부터 물에 들어가고 편하게 숨을 쉬고, 물에 빠져도 죽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 이후로는 되게 열심히 연습했고, 실력이 되니까 자신감도 좀 붙더라"라고 수영선수 역할을 위한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홍경, 노윤서, 김민주는 캐스팅 후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앞서 조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들은 '청설'을 위해 처음으로 수어를 배우며 수어 연기에 임했다. 이와 관련 홍경은 "(수어 연기가) 두려운 것은 전혀 없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하고 싶고 기존에 몰랐던 것들,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들을 하고 싶어서 전혀 겁 없이 그러나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며 "제작진이 감사하게도 충분한 시간을 주셔서 쫓기지 않으면서 3개월 동안 성실히 두 배우분과 배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배우면서 느낀 건 우리가 말을 나눌 땐 시선을 맞추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있지 않나. 그런데 수어는 내가 상대 이야기를 잘 보고 들으려면 눈을 떼면 안 되더라. 온 신경을 다해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상대를 들여다봐야 되는 일이다.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 감독은 홍경, 노윤서, 김민주 세 배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도 아낌없이 표했다. 조 감독은 "고민도 많이 하고 어떻게 방향성을 잡을까 했다. 제일 먼저 캐릭터와 실제 배우의 나이가 또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그렇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배우들을 찾아보며 고민을 시작했다"며 "윤서 씨, 경이 씨, 민주 씨 순서대로 캐스팅됐다. 여름이로 내 앞에 왔고, 용준이로 내 앞에 왔고, 가을이로 내 앞에 왔다. 세 분의 찬란한 모습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세 배우 역시 케미스트리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경과 노윤서는 두 사람의 케미를 묻자 나란히 "10점"이라 답했다. 노윤서와 김민주는 각각 "100점"과 "10점"으로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세 사람은 나란히 "청춘", '처음", "사랑"으로 '청설'의 키워드를 꼽기도 했다.
'청설'은 올해 개봉작 중 유일하게 20대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다. 조 감독은 "나는 40대지만 같이 해준 배우 분들은 20대다. 희미하고 빛바랜 과거지만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우리 모두 그런 시절을 다시 한번 기억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많은 분들이 내가 느꼈던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홍경 역시 "누구나 처음은 다 경험하지 않나. 그건 시대가 변해도 세대를 불문하고 다 경험하기 때문에 그런 순간들을 다시 마주하고 싶거나 혹은 떠올려보고 싶다면 나이 불문하고 다 찾아서 보실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청설'은 오는 11월 6일 개봉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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