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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그렇게 되길 바란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메츠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사사키 로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 2022년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퍼펙트게임 직후 경기에서도 8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치면서 사사키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사사키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전승우승'에 힘을 보태며 그동안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사키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사사키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반면, 치바롯데는 사사키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았고, 스프링캠프 출발이 임박한 시점까지 2024시즌 연봉 협상에 도장을 찍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까닭이다. 치바롯데가 사사키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하면서 팀 성적에 공헌하지 못했고, 25세 미만의 선수는 이적료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사키는 일본 언론을 비롯해 야구계 관계자, 팬들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게 됐고, 2023시즌과 같은 연봉에 도장을 찍으면서 올해도 치바롯데에서 뛰게 됐다. 하지만 올해도 사사키의 건강은 여전했다. 사사키는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는데, 이 기간을 합치면 두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키는 18경기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10승은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였다.
특히 사사키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라쿠텐 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1실점(1자책)으로 2022년 퍼펙트게임 달성 이후 첫 완투승을 10승째로 장식함과 동시에 치바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 경기는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을 비롯해 무려 10개 구단이 지켜봤다. 프리드먼 사장은 "사사키는 훌륭하고 재능이 있는 투수인 것은 분명하다. 사사키는 과거 미국에 온 재능 있는 투수들의 반열에 드는 인재"라는 극찬을 쏟아냈다.
흐름을 탄 사사키는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1차전 선발로 등판해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 8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다시 한번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치바롯데의 포스트시즌 일정이 모두 종료된 날, 마츠모토 나오키 본부장이 이례적으로 사사키의 거취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마츠모토 본부장은 "입단 초부터 매년 사사키와 (메이저리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는 올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츠모토 본부장은 "A클래스(리그 1~3위)를 결정하는 라쿠텐전, 클라이맥스시리즈, 정말 훌륭한 피칭이었다. 시즌 중 1군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충분히, 열심히 해줬다고 생각한다"며 "사사키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작년에도 이야기했지만, 하나하나 이야기를 하면서 진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이 한마디로 이번 겨울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로버츠 감독이 사사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만약 사사키가 이번 겨울 빅리그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면,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보유하고 있는 다저스는 가장 유력한 행선지가 될 수 있다. 일단 '국제 아마추어 계약'의 경우 구단의 자본력과 크게 상관이 없다. 각 구단마다 사사키에게 제안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어떤 구단이 사사키의 마음을 가장 잘 사로잡는지가 중요하다.
즉 오타니가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기 전, 각 구단들로부터 'PPT' 설명회를 들었던 것처럼 사사키 또한 모든 구단의 제안을 들어보고, 입맛에 맞는 구단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에서의 적응과 성적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단은 단연 다저스가 될 수밖에 없다. 프리드먼 사장 또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일본을 찾았을 터. 그리고 로버츠 감독 또한 러브콜을 보냈다.
일본 '닛칸 스포츠'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취재진들로부터 '일본에서 포스트시즌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말에 "일본에서 얼마나 많은 팬들이 보고 있는지를 들었다. 깜짝 놀랐다.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웃었다. 야마모토가 등판하고, 다르빗슈 유가 마운드에 오른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의 경우 미국에서 750만명이 시청한 반면, 일본에서는 무려 1290만명이 지켜봤다.
그리고 사사키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일본에서 다저스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사키의 영입에 유리하게 작용할까?'라는 물음에 로버츠 감독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틀림없이"라고 활짝 웃었다.
아직까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될지, 도전하게 된다면 어떤 구단이 사사키에게 접촉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사사키의 빅리그행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벌써부터 열기는 후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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