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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레이트쇼(Late show)는 괜찮으니 빨리 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메츠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4득점 3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오타니의 활약은 '극과 극'이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9타수 7안타로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22타석 무안타로 허덕였다. 이로 인해 분명 영양가 넘치는 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진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 물론 주자가 없을 때 너무나도 부진한 모습에 클래식 스탯이 좋진 않았다.
하지만 오타니는 4차전 첫 타석에서 '편식'을 끝내버렸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오타니는 메츠 선발 호세 퀸타나를 상대로 초구를 지켜본 뒤 2구째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타격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타구는 무려 117.8마일(약 189.6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홈런을 바탕으로 주자 없는 상황에서 22타석 무안타도 끊어냈다.
활약은 이어졌다. 오타니는 3회초 1사 주자 없는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냈고, 후속타자 무키 베츠의 안타 스코어링포지션에 안착했다. 그리고 토미 에드먼의 적시타 홈을 밟은 뒤 4회초 1사 1루의 세 번째 타석에서도 볼넷으로 출루한 뒤 베츠의 적시타에 3득점째를 수확했다. 흐름을 탄 오타니는 6회 다시 한번 볼넷을 손에 넣은 뒤 베츠의 투런홈런에 네 번째 홈을 밟았다.
그동안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리드오프'로서 역할에는 아쉬움이 컸던 오타니. 하지만 이날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세 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중심 타선으로 기회를 연결시켰고, 무려 네 번이나 홈을 파고들며 제 역할을 해냈다. 다만 이후 타석에서 안타 또는 출루는 없었다.
다섯 번째 타석이었던 7회초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대니 영을 상대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8회초 2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에서는 루킹 삼진에 그쳤으나,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4득점 3볼넷으로 활약하며 다저스의 10-2 승리를 견인, 다저스는 이제 4년 만의 월드시리즈(WS)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와 '도쿄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며칠 전까지 공을 쫓거나, 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프로치에 변화를 준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어프로치는 딱히 바꾸지 않았다. 심플하게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좋은 타석이 많았던 것 같다"며 "오늘 첫 번째 타석과 마지막 타석에서도 제대로 집중해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있든 없든 그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프레디 프리먼이 결장하면서 다저스는 'MVP 트리오'가 아닌 '듀오'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프리먼의 공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베츠가 4안타(1홈런) 4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기 때문. 오타니가 출루하면, 베츠가 불러들이는 흐름이 계속됐다. 오타니는 베츠의 활약에 대해 "즐겁다.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며 "베츠가 치면 나는 벌써 득점할 준비를 하고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프리먼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오타니는 "프리먼이 경기 전에 '어제와 같은 레이트쇼(Late show)는 괜찮으니 빨리 쳐'라고 하더라"며 "벤치에 돌아가서 '쳤어'라는 느낌의 대화를 나눴다"고 기뻐했다.
이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오타니 또한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을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어제 오늘 적지에서 좋은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이 분위기를 내일로 이어가고 싶다. 내일 확실하게 결정한다는 마음을 갖고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며 "봄부터 지금까지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원정이지만, 정말 멋진 분위기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내일도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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