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박)정우 착하죠.”
지난 15일 광주 함평KIA챌린저스필드.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과 얘기하는 도중에, 박정우가 지나갔다. 박정우는 박찬호의 장비를 일부 들어주고 있었다. 문득 박정우가 올 시즌 인터뷰 도중 ‘부산 사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사연이 떠올라 이범호 감독에게 얘기를 꺼냈다.
박정우는 5월2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9회초 1사 만루서 3루 주자였다. 2-4로 뒤진 상황서 김선빈이 우익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플라이. 사실 박정우의 발이라면 이때 무조건 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박정우는 3루와 홈 사이에서 주춤하느라 뒤늦게 태그업 했고, 결국 홈에서 아웃되면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이후 박정우는 7월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오승환을 무너뜨리고 결승타를 날린 뒤 취재진 인터뷰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실제 8월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갑자기 비로 취소되기 전에 기자에게도 롯데전에 의한 충격이 컸다고 털어놨다. 롯데전 주루사로 팀에 너무 미안한 나머지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런 사연을 당연히 이범호 감독도 알고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미소를 짓더니 “정우 착하죠”라고 했다. 아울러 박정우가 앞으로 좀 더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야구를 하길 바랐다. 박정우는 2023년 퓨처스리그 도루왕이었다. 그러나 올해 1군에서 도루를 딱 한차례 시도해 실패했다.
이범호 감독이 자제를 시킨 게 아니었다. 웃더니 “나는 도루를 계속 하라고 하는데 안 하더라. 그런데 레드라이트(도루 금지 사인)를 냈을 때 시도해서 실패했다”라고 했다. 야구센스는 좋은 선수인데, 아직 경험이 부족해 실수를 간혹 하는 타입이다.
그렇다고 이런 선수를 기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이범호 감독 생각이다. 당장 주전으로 뛰긴 어렵지만, 계속 활용해 미래를 도모할 계획이다. 어깨 좋고, 주루 좋고, 타격도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호령이 최근 내복사근 부상에서 회복단계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 등록은 힘들 전망이다. 그렇다면 박정우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 가능성은 매우 크다. 대수비 혹은 대주자로 기용될 전망이다. 약방의 감초다.
박정우는 18일에 공개된 마지막 연습경기 라인업에서, 백업으로 구성된 블랙 7번 중견수를 맡았다. 19일 18시에 박정우의 최근 컨디션을 살펴볼 수 있다. 박정우는 18일 연습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방수포로 덮힌 내야 그라운드를 활보했다. 홈에서 화끈하게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며 현장을 방문한 KIA 팬들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했다. 물론 방수포에서 한 슬라이딩이라서, 부상 위험성은 낮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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