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무려 21시즌 만에 데뷔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염을 토했다. 도루 저지 두 개와 결승홈런까지 '원맨쇼' 활약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삼성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 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1-0으로 신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 선발 라인업
삼성 : 김지찬(중견수)-이성규(우익수)-르윈 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타자)-김현곤(좌익수)-김영웅(3루수)-강민호(포수)-전병우(2루수)-이재현(유격수),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
LG :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지명타자),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
전날(18일) 오전부터 내린 비의 여파로 인해 의도치 않게 휴식을 취한 양 팀. 뒤가 없는 상황이지만 LG는 5차전까지 내다본 반면, 삼성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염경엽 감독은 5차전을 고려해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미스터 제로'의 면모를 뽐내고 있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온전한 휴식을 줄 뜻을 밝힌 반면, 박진만 감독은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원태인까지 투입해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경기 초반의 흐름은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기회는 LG가 더 많이 잡았다. LG는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가 몸에 맞는 볼, 2회말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지환이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발야구'가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 도루 성공률이 50%도 되지 않는 홍창기가 2루 베이스를 노리다가 찬물을 끼얹었고, 2회에도 오지환이 넉넉하게 아웃 판정을 받으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에 레예스의 투구는 조금씩 더 안정돼 갔다.
삼성 타선도 마찬가지였다.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이 볼넷을 얻어낸 뒤 르윈 디아즈의 진루타를 바탕으로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으나, 결정적인 한 방을 뽑아내지 못하면서 선취점 확보에 실패했다. 그리고 2회 김헌곤-김영웅-강민호가 삼자범퇴로 물러난 뒤 3회초에도 단 한 명의 주자가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하며 봉쇄당했다. 게다가 4회초에는 2사후 박병호가 볼넷을 얻어냈지만, 이번에도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
이후에도 흐름은 변함이 없었다. 엔스는 5회 김영웅에게 첫 안타를 맞는 등 두 번째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전병우와 이재현을 모두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지찬-이성규-디아즈로 연결되는 상위 타선을 묶으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그리고 레이예스 또한 4회 신민재-오스틴-김현수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한 뒤 5회에도 완벽투를 펼치며 팽팽하게 맞섰다.
경기 중반 기회를 먼저 잡은 것은 LG였다.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성주가 안타를 뽑아낸 뒤 LG는 대주자 김대원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문성주의 햄스트링이 좋지 않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 김대원은 곧바로 2루 베이스를 훔쳐냈고, 홍창기가 다시 한번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1, 2루 기회를 손에 넣었는데, 레예스가 신민재를 병살타로 묶어냈고, 100구가 임박한 가운데 7회오 무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했다.
엔스가 6이닝을 무실점, 레예스가 7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가운데 LG와 삼성은 본격 '허리싸움'으로 돌입했다. 그리고 균형이 무너졌다.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강민호가 LG의 바뀐 투수 손주영을 상대로 3B-1S에서 5구째 146km 하이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쳤고,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폭발시켰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던 지난 2011년 10월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 SK 와이번스전 이후 무려 4751일 만에 터진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이었다.
강민호의 홈런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삼성은 본격적으로 필승조를 가동해 뒷문 단속에 나섰다. 가장 먼저 바통을 이어 받은 것은 임창민. 임창민은 등판과 동시에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도루까지 허용하는 등 실점 위기 상황에 몰렸으나, 박동원과 박해민을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문성주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아웃카운트 단 3개만 남겨두게 됐다.
삼성은 9회초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달아나지 못했지만, 확실하게 뒷문을 지켰다. 삼성은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해 선두타자 홍창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했다. 그리고 신민재를 1루수 땅볼, 오스틴을 삼진 처리하며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로 복귀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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