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아직 젊기 때문에…”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오승환과 코너 시볼드의 탈락이다. 두 사람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결장하면서 올 시즌을 마쳤다. 오승환은 부진, 코너는 부상 탓이다.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캡틴’ 구자욱(31)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정상 합류다. 구자욱은 15일 플레이오프 2차전서 1회에 도루를 시도하다 왼 무릎을 다쳤다. 결국 경기 도중 교체됐다. 삼성은 그 경기를 이기고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구자욱은 휠체어를 타고 덕아웃에 돌아와 안타까움을 샀다.
이후 삼성은 전통적으로 효험이 좋기로 소문난 일본 요코하마의 이지마 접골원에 구자욱을 보내 단기 치료를 받게 했다. 뼈에 이상이 있는 선수들이 조기에 회복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삼성은 과거 왕조시절부터 이곳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구자욱은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박진만 감독은 대타 출전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실제 구자욱의 출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21일부터 시작할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역시 활용법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구자욱이 현 시점에서 정상적으로 뛰는 건 불가능하다.
박진만 감독은 20일 광주 라마다호텔 충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서 “부상당할 때보다 통증은 완화됐다.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고, 하루하루 체크해야 한다. 100%는 아니고,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몸 상태는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진만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중요한 순간에 대타를 생각한다. 아직 젊기 때문에 하루하루 체크해야 한다”라고 했다. 구자욱이 없는 외야는 윤정빈과 김헌곤의 기용폭을 넓혀 운영해왔다. 아무래도 구자욱의 공백은 확연히 드러난다. 올해 129경기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92득점 13도루 OPS 1.044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KIA는 구자욱이 대타로만 출전하는 게 호재다.
단, 한국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고 단기전은 전력 외의 기세 싸움이 적용되는 측면도 있다. 구자욱이 중요한 순간에 대타로 등장해 안타나 홈런을 터트리면 그 경기를 넘어 시리즈 전체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삼성의 사기는 올라가는 반면 KIA의 분위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삼성은 구자욱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쥐고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삼성 선수들에겐 보이지 않는 심리적 안정감이 더해질 수 있다. 반대로 KIA로선 구자욱의 한 방까지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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