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조용히"…故이건희 4주기 추모 행사, '의료·문화공헌' 철학 조명

21일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 행사
24일 추모음악회, 25일 수원 선영서 추도식 예정
위기의 삼성, 쇄신 메시지 '주목'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4주기를 앞두고 삼성이 추모행사를 갖는다. 최근 대내외적으로 삼성 위기론이 대두됨에 따라 예년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식 행사 규모를 줄이고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정신을 기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 오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 출범 4주년 행사를 개최한다.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은 이 선대회장의 '어린이 사랑'과 '인간 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한 의료 공헌의 일환이다. 2021년 유족으로부터 전달받은 기부금 3000억원을 재원으로 출범한 사업단은 소아암 환자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희귀질환 환아에게 600억원, 국내 소아암·소아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에 900억원을 투입한다.

24일 오후에는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4주기 추모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3주기 추모음악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家)와 삼성 사장단과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회사 대표 등 10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올해도 유족들과 삼성 사장단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선대회장의 기일인 25일에는 경기 수원 선영에서 4주기 추도식이 열릴 예정이다. 삼성은 별도 추모행사 없이 유족들과 삼성 사장단들이 모여 신경영 철학 등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 'LJF'(이건희와 일본 친구들) 정례 교류회를 주재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지난해 선대회장이 각별히 챙겼던 안내견 학교 사업의 30주년 기념식과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선대회장 3주기 추모음악회를 잇따라 열며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더욱 엄숙한 분위기에서 추모가 진행될 전망이다. 올해 추모 행사에서는 문화와 예술, 의료 등의 분야에서 이 선대회장의 철학과 정신을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재용 회장 관련 별다른 행사 없이 경영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다짐했던 이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선대회장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창업 회장 별세 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으로 그룹 혁신을 추진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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