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사고·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책임 회피 어려워
역대 최대 실적·짧은 재임 기간에 연임 가능성도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국감에서 인사권 축소를 내건 가운데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올 12월 만료된다. 우리금융은 차기 행장 후보군 선정을 위해 지난달 27일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시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연임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국이 우리금융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묻고 있기 때문이다.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과 관련해서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은 조 행장이나 임종룡 지주 회장이다. 최근 임종룡 회장은 사퇴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밝히고 내부통제 개선안으로 자회사 인사권 축소를 제시했다. 이 때문에 임 회장을 대신해 조 행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임 회장은 국정감사에 참석해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과 관련해 사퇴 가능성에 대해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지금은 조직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고 기업문화 혁신을 추진할 때”라고 일축했다. 임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기도 한 회장의 권한과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룹 전체 개혁을 위해 자회사 임원 선임과 관련한 사전합의제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020년부터 올해 1월까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에 내준 600억원대 대출 중 350억원 가량을 부정하게 대출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검찰은 이와 관련해 전방위 조사와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손 전 회장 자택과 부당대출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상태다.
특히 조 행장은 손 전 회장 재임 시기인 2020년 준법감시인과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쳤는데 이 역시 손 전 회장 부당대출 책임론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우리은행에서는 올해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태도 발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권 CEO들이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병규 행장이 연임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 순익이 취임 이후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1조6735억원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다.
조 행장의 행장 재직 기간이 짧았다는 점도 고려될 만한 요인이다. 조 행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해 1년 6개월의 짧은 기간을 지냈다. 조 행장의 임기가 1년 연장되면 임 회장과 임기 만료 시점이 같아져 조직 내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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