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 앞에 주자가 있느냐 없느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대부분 팀이 1~2차전서 겪는 어려움이 타자들의 저조한 타격감이다. KIA 타이거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9월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3주만에 실전에 나섰다. 그 사이 상무, 롯데 자이언츠, 자체 연습경기, 라이브배팅으로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역시 어려움은 있었다.
KIA는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서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2루 위기서 일시중단 사태를 맞이했다. 일단 6회초를 최소실점으로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4이닝 동안 타자들이 터져야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타격감이 좋지 않던 이우성을 빼고 최원준을 7번에 올린 뒤 서건창을 9번 1루수로 넣은 게 유일한 변화였다. 그래봐야 하위타선 두 자리 변화일 뿐이다. 타선이 안 터진 건 구성의 문제가 아니다. 이 구성으로 정규시즌 타율 0.301을 기록했다. 개개인의 저조한 타격감의 문제다.
5회까지 2안타 2볼넷이 전부였다. 그 중 안타와 볼넷을 나란히 1개씩 책임진 선수가 6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선빈이다. 김선빈은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의 포심패스트볼을 통타, 좌측에 큰 타구를 날린 뒤 홈런을 확신, 양 팔을 벌린 채 천천히 1루로 나가면서 이현곤 1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정작 타구가 담장을 직격하고 그라운드에 떨어지자 전력질주, 3루타에 만족해야 했다. 김선빈은 밝은 표정을 지었으나 입모양은 ‘안 넘어갔네’였다. 누군가는 웃을 수도, 누군가는 민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현재 KIA 타선에서 김선빈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는 점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하면서 그런 의견이 있었고, 한국시리즈 1차전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범호 감독은 “연습경기를 볼 때 선빈이가 가장 좋아 보였다. 선빈이가 어떻게 하는지가 이번 한국시리즈에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2차전에 좋았다가 3차전에 안 좋아질 수도 있지만, 우선 선빈이와 (최)원준이의 컨디션이 가장 좋아서 앞에 올렸다”라고 했다. 6~7번 타자로 나선 김선빈과 최원준이 사실상 하위타선의 1~2번 타자다.
일단 23일 사실상 더블헤더로 치르는 1~2차전은 큰 틀에서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하루 쉬고 대구에서 치르는 3차전서는 타순 구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정규시즌 베스트 조합이 꼭 단기전서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타격감이 올라오길 기다리는 것보다 벤치에서 변화를 주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김선빈과 최원준이 3~4차전서 타순이 더 올라갈 수 있다. 물론 23일 타격감을 체크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일단 1~2번(박찬호, 소크라테스 브리토)에서 출루를 해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1차전을 또 치르는 것이다. 좀 더 차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도영이 앞에 주자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투수들도 상대하는 게 전혀 달라질 것이다. 1~2차전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지켜보고 좀 더 나은 상황이 있으면 3차전에 반영하겠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기본적으로 6회초 무사 1,2루서 마운드 운영에 대한 디시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이 위기를 넘겨도 장기적으로 타자들의 타격감 변화에 따른 디시전도 중요할 전망이다. 초유의 한국시리즈 2박3일 1차전. 그만큼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벌었다. 결국 타자들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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