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홈런 친 것보다, 자기를 희생하면서…”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가을야구 데뷔전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다. 김도영은 21일과 23일에 광주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서 7타수 2안타 타율 0.286 1홈런 3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김도영은 20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서 홈런 욕심보다 빠른 발로 삼성을 공략하고 싶다고 했다. 홈런을 치기 싫은 게 아니라 단기전이니 개인기록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팀을 위한 야구를 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실제 김도영은 말하는대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우선 23일 재개된 1차전 6회초 무사 1,2루 위기서 김영웅의 희생번트를 무마하는 수비를 보여줬다. 재빨리 베이스 커버, 포수 김태군의 송구를 받아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1~2차전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그리고 1차전 7회말 찬스에서 김윤수의 초구 패스트볼을 공략해 1타점 좌전적시타를 날린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2차전서는 5-0으로 앞선 2회말 우월 솔로포를 가동했다. 삼성 좌완 이승민의 포심을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은 한 방이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이 주목한 건 2차전 1회말 무사 1,2루 찬스에서 맞이한 첫 타석이었다. 삼성 포수 강민호의 2루 견제 악송구로 무사 2,3루가 됐다. 여기서 김도영은 삼성 선발투수 황동재의 가운데로 오는 포심을 의식적으로 우측으로 보내 선제타점을 만드는 2루 땅볼을 쳤다. 이 한 방은 안타는 아니었으나 엄연히 결승타였다.
이범호 감독은 “홈런 친 것보다 타점 올려주고, 2루 주자를 3루로 보낸 게 가장 중요했다. 수비도 굉장히 어려운 타구들을 잘 잡아줬다. 젊은 선수가 하루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줬다. 1회에 점수가 안 났으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었다. 1회에 자신을 희생하면서 타점을 냈다. 이제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가 됐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황동재 선수의 공이 움직임이 많고 까다롭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인은 안 나왔지만 번트를 대려고 했는데 2,3루가 됐다. 그 상황서 쉬면서 연습했던 것들이 생각났다. 의식적으로 2루 쪽으로 치려고 했다. 잘 돼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나왔다. 날씨 원망을 하긴 했다고. 김도영은 “쉬는 동안 좀 찜찜함이 남아있었다. 날씨가 좋았으면 어땠을까. 비장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다. 무엇보다 날씨가 좋았고 완벽한 날이었다. 자신감도 있었다”라고 했다.
21일 1차전을 앞두고선 설레는 마음에 3시간 밖에 못 잤다. 그러나 김도영은 차분했다. 그리고 심기일전했다. “그냥 평소에 자던 시간에 잤다. 잠이 오더라.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도 괜찮았다. 정규시즌에 했던 것들을 다 내려놓고 한국시리즈에 왔다. 집중해서 수비하니까 정규시즌보다 집중력도 있었다. 그래도 홈런은 의미 있었다.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라 기분이 더 좋았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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