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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사유리가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젠의 말에 생각에 빠졌다.
24일 방송된 채널A '아빠는 꽃중년' 26회에서는 자발적 비혼모인 ‘45세 꽃중년 엄빠’ 사유리가 4세 아들 젠의 절친 아빠들과 함께 운동회에 참석하는 하루가 펼쳐졌다. 이날 사유리는 함께 모인 아빠들과 ‘아들 육아’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현실 고민 상담’을 나누는가 하면, 운동회 일정 내내 엄마-아빠로서의 역할 모두를 완벽하게 수행해내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또한 ‘57세 꽃대디’ 김범수는 두 번의 뇌출혈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악화되었다가 최근 회복되신 어머니를 집으로 초대해, 8세 딸 희수까지 ‘3대(代) 나들이’에 나서게 된 기적 같은 하루를 공개해 감동을 선사했다.
사유리는 젠의 어린이집 절친 아빠들과 함께하는 가을 운동회에 초대받아, “아들 육아를 위해 매일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운동회를 통해 엄마도 아빠처럼 든든한 존재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침부터 젠과 체력단련을 한 후, 소풍 도시락까지 완벽하게 싼 사유리는 집을 나서면서 택시에 장착할 ‘유아 카시트’를 들고 가느라 진땀을 뺐다. 운동회장에 도착한 젠이 ‘첫사랑’ 하진이를 보자마자 ‘텐션 폭주’를 시작한 가운데, 사유리는 30-40대 아빠들과 함께 아이를 번쩍 드는 몸풀기 경기에서 20kg의 젠을 힘겹게 들며 시작부터 체력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 이후로 줄다리기-이어달리기-장애물 달리기에 연속 출전하며 잔뜩 지쳐버린 사유리는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 젠을 하진이 아빠에게 부탁했고, 하진이 아빠와 팀을 이룬 젠은 ‘비행기 서비스’를 해주는 하진이 아빠의 센스에 ‘대만족’을 표했다.
운동회가 끝난 후 모든 가족들이 도시락을 나눠 먹은 가운데,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 놀이터로 향하자 사유리는 아빠들과 ‘수다 타임’을 가졌다. 사유리가 “젠이 요즘 들어 남자 화장실 사용을 고집한다”는 고민을 털어놓자, 아빠들 또한 “딸이 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며 저마다의 에피소드를 털어놔 금세 공감대가 형성된 것. 이후 사유리는 “아들은 언제부터 엄마와 떨어지고 싶은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아빠들은 “사춘기 시절부터 엄마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다”고 입을 모은 뒤, “(아들의 사춘기 때는) 모른 척하며 스스로 극복하게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현실적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아빠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젠은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사유리를 찾아왔고, 이때 하진이 아빠가 선뜻 “같이 가자”고 나서줘 젠이 처음으로 남자 화장실을 사용하게 됐다. 사유리 또한 하진이와 함께 여자 화장실에 동행하며, 훈훈한 ‘품앗이 육아’로 이날의 만남이 마무리됐다.
집으로 돌아와 목욕을 마친 후, 젠은 운동회를 하느라 다리에 온통 멍이 든 사유리에게 마사지를 해주며 ‘효자’ 면모를 뽐냈다. 직후 사유리가 젠에게 “아빠들이랑 한 운동회가 어땠어?”라고 묻자, 젠은 갑자기 이불에 머리를 파묻으며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어…”라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젠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출연진들은 “운동회에서 아빠들을 많이 봐서, 부러운 기분을 느꼈을 것”이라며 함께 안타까워했다. 사유리 또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젠이 이렇게 이야기한 게 처음이라, 짠한 마음이 들었다”는 속내를 털어놨고, 젠에게 “아빠 몫까지 엄마가 두 배로 열심히 할게”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영상을 모두 지켜본 출연진들은 “어느덧 젠이 컸다는 증거”라면서, “젠이 엄마에게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건강한 가족”이라며 응원을 건넸다.
김범수는 자신의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와, 어머니와 딸 희수의 재회를 지켜보며 뭉클해했다. 알고 보니 어머니가 두 번의 뇌출혈 수술로 건강이 악화되었다가, 최근 건강을 회복해 몇 년 만에 희수를 직접 보게 된 것. 아픈 몸으로 아들과 손녀를 위한 반찬까지 직접 싸 온 어머니는 김범수의 아내가 정성스레 만들어놓은 반찬을 비롯해, 김범수와 희수가 함께 만든 생일맞이 미역국을 먹으며 일상의 행복을 다시 누릴 수 있음에 기뻐했다. 또 “이번 학기에도 또 1등을 했다”며, 영어로 쓰인 상장을 유창하게 읽는 손녀 희수의 모습에 아들 김범수의 비범했던 유년기를 회상하며 흐뭇해하기도 했다.
식사를 마친 뒤 김범수와 어머니, 희수는 어머니의 고향인 필동으로 향해 ‘남산골 한옥마을 투어’에 나섰다. MC 김구라가 “그 시절 집을 팔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탄식해 폭소가 이어진 가운데, 오랜만에 한옥마을에 들어선 김범수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이곳이 나의 동네 놀이터였다”며 추억에 잠겼다. 또 김범수의 어머니는 “이렇게 살아서 손녀랑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게 꿈인지 생시인지…”라고 감격한 뒤, 새 가정을 꾸린 아들 김범수에게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볼을 쓰다듬었다. 김범수와 희수를 보며 삶의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어머니의 모습에, 김용건 또한 “막내아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려면 일 년이라도 더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남다른 공감을 보였다.
이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김범수 3대는 한정식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때 김범수와 어머니는 “중학교 3학년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이 폭삭 망해, (경제적 부담 때문에) 반장도 포기했지 않느냐. 집에서 가방 2개만 챙겨 나와 반지하에 거주하며 엄청 고생한 기억이 난다”며, 가족끼리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낸 옛 시절을 회상했다. 더불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범수는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 안 보고 살았다”며, “임종 소식을 듣고 찾아가 직접 눈을 감겨드렸는데, 이따금 불효했다는 후회가 든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모자간의 뭉클한 대화가 오간 뒤, 김범수는 “어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사시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고, 어머니 또한 “어느 부모든 자식은 존재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라며 아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넸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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