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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국내 최장수 방송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김수미가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생전 나눔을 실천한 고인의 삶이 주목받고 있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수미는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눈을 감았다.
김수미는 이날 아침 자신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꾸준히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섰다.
김수미는 2022년 10월 26일 국제구호개발NGO 굿피플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고인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힘쓴 의료진과 봉사자를 위해 1억 원 규모의 오리백숙을 지원했고, 원로 영화인을 위한 기부 릴레이에 동참하는 등 꾸준히 선행을 베풀어왔다.
그는 “사실 기아나 고아가 어른의 욕심으로 치른 전쟁 때문에 발생한 만큼 어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제 선한 영향력으로, 제 얼굴로, 김수미를 봐서라도 돕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해 굿피플을 돕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인은 앞서 2018년 11월 25일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나눔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혀 감동을 전한 바 있다.
이승기, 이상윤, 육성재, 양세형 등 멤버들과 '영정 사진' 촬영에 나섰던 김수미는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더 아름답게 보이는 거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니"라며 곱게 물든 단풍잎과 하늘에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가상 장례식을 간단하게 치러본 김수미는 "너희가 조문하는 걸 보니 너무 슬프다"며 "우리가 보통 조문을 가면 말 없이 꽃만 두는데 조문 가면 말을 해주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희처럼 인생의 시작처럼 중요하지만, 나는 끝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사는 날까지 나를 아는 이들에게 나누면서 삶을 끝 맺음할 것"이라고 다짐한 뒤 "정말 행복했어. 고마웠어. 다 사랑해"라고 전했다.
한편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수미는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TV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여러 영역에서 활약했다.
1980년부터 방영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첫 방송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의 어머니인 노인 일용엄니 역할을 빼어나게 소화해냈다. 김수미는 '전원일기'에서의 연기력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그는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영화 ‘사랑이 무서워’, ‘가문의 영광’, ‘맨발의 기봉이’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11년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2015년 KBS 연예대상 쇼오락부문 여자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김수미는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도 오르며 관록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또한 남다른 요리 실력으로 요리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 ‘수미네 반찬’ 등에 출연하며 사랑받았고 김치 사업가로도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정창규 씨와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배우로 활동하는 며느리 서효림 씨가 있다. 빈소는 이날 오후 중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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