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솔직히 칠 줄 알았다.”
KIA 타이거즈 ‘최강 셋업맨’ 전상현(28)이 재개된 한국시리즈 1차전에 장현식 대신 마운드에 올라갈 것이란 통보는 최종적으로 23일 출근해서 정재훈 투수코치에게 들었다.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2루 위기. 김영웅에게 볼카운트 1B.
이범호 감독은 애당초 좌완 이준영에게 김영웅을 상대하게 하고 전상현을 올리려고 했다. 22일까지 생각은 그랬다. 그러나 23일에 생각을 바꿔 처음부터 전상현을 올리기로 했다. 그만큼 전상현에 대한 믿음이 컸다. 마무리 정해영 바로 앞에서 메인 셋업맨을 수행한다. 시즌 중반 포크볼을 업그레이드, 언터쳐블급 투구를 뽐냈다.
이범호 감독의 그 선택은 완전히 적중했다. 전상현은 김영웅의 희생번트 실패로 아웃카운트 1개를 벌었다. 타구가 포수 김태군 앞에 떨어졌고, 재빨리 2루 주자 르윈 디아즈를 3루에서 횡사시켰다. 이후 2사 만루 위기서 이재현을 슬라이더로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KIA가 6회초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7회말 4득점 빅이닝을 만드는 단초가 됐다. 전상현은 1.2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이범호 감독은 상대가 번트를 대면 1점 정도는 줄 수 있다고 했지만, 전상현은 애당초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전상현은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내가 올라갈 수 있다는 예상을 했다. 그 위기를 막으면 우리 타자들이 좋기 때문에, 무조건 역전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서서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당일에 (김)태군이 형이 먼저 얘기를 해주시더라. 최종적으로 코치님에게 통보를 받았다”라고 했다.
김영웅은 21일 중단되기 전에 강공 모션을 취했다. 그러나 23일에는 초구에 번트를 댔다. KIA는 두 가지 모두 대비했다. 전진수비를 했지만, 극단적인 100% 수비는 아니었다. 전상현은 “솔직히 나는 칠 줄 알았다. 그런데 변트를 댈 수 있다는 예상은 했다. 경기 전에 (류)지혁이랑 만났는데 우투수 나오면 칠 것이고, 좌투수 나오면 번트를 댈 것이라고 했는데 난 그건 신경 안 쓰고 내 공을 던지자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상현은 “1점도, 절대 안 준다고 생각했다. 타구가 어디로 올 것인지도 준비했다. 무조건 3루로 던진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타구가 포수 쪽으로 갔다. 운이 좋았다”라고 했다. 이제 전상현은 1차전의 여운을 잊고 3~4차전 대구 원정을 준비한다.
전상현은 대구 출신이다. 한국시리즈를 라팍에서 치르는 기분이 남다르다. “삼성은 고향 팀이다. 꼭 이기고 싶다. 다른 준비는 딱히 없었고 그냥 좀 남다른 느낌은 든다. 한국시리즈가 처음인데 대구에서도 하고. 상대가 삼성이니까 재밌다. 라팍에서의 승부지만, 평소처럼 내 공을 믿고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오로지 한국시리즈를 4승 무패로 끝내고 싶은 마음 뿐이다. 전상현은 “첫 등판이라 설렜다. 정규시즌과 다른 느낌이지만 긴장되지 않았다. 빨리 우승을 확정하고 싶다. 결과를 예측할 순 없지만, 대구에서 4대0으로 끝내고 싶다”라고 했다.
대구=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