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무릎 통증 탓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31)이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삼성은 광주 원정에서 1, 2차전을 내줘 2패로 몰렸다. 역대 20차례 KS에서 딱 2번 2패 뒤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그 중 한 번이 삼성이었다. 2013년 두산을 상대로 2패 뒤 뒷심을 발휘해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광주에서 최소 1승 1패를 노렸던 삼성이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마음이 무거운 것은 구자욱이다.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도루하다 왼쪽 무릎을 다쳤다. 병원 검진 결과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곧바로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으로 가 치료를 받는 등 복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차도는 있었다. 출국할 때는 목발을 짚었으나 올 때는 정상적으로 걸어서 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를 뛰기엔 완벽하지 않은 몸상태다. 박진만 감독은 "매일 매일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선발 출격은 무리다. 대신 경기 후반 대타로만 가능하다. 그래서 구자욱 카드를 신중하게 써야 한다.
구자욱은 벤치에서 파이팅을 내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다.
1, 2차전을 모두 패하고 대구로 돌아오는 길은 한없이 선수단의 분위기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구자욱은 더욱 파이팅을 냈다. "기죽지 말자. 대구에서는 이길 수 있다"며 선수단을 다독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새벽에 선수 개개인에게도 메시지를 보냈다. 미안한 마음을 담았다. 구자욱의 문자를 받은 김지찬, 김현준 등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김지찬은 "(구)자욱이 형이 팀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그런 말을 해줬다. 2차전 끝나고 개인적으로 톡이 왔다. 자기가 못 뛰니깐 미안하다고, 형이 뛰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그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파이팅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내가 형 몫까지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고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구자욱의 부상 여파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한 김현준 역시 '캡틴'의 문자를 받았다. 구자욱의 외야 한 자리를 잘 메워야 한다.
김현준은 "자욱이 형이 다쳐서 못 뛰는 바람에 되게 아쉬워하셨다. 같이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으신 것 같다. 그래서 제가 그럴 필요 없다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주장이라고 하지만 10살 차이 나는 선배가 후배한테 문자 보내는 게 쉽지 않다. 정말 좋은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대구=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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