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진심"…리들리 스콧 '글래디에이터2', 24년만 레전드의 귀환 [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할리우드의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과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새로운 배우들이 함께한다. 24년 만에 귀환하는 레전드, '글래디에이터2'다.

25일 오후 영화 '글래디에이터 Ⅱ'(감독 리들리 스콧) 화상 프레스 콘퍼런스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리들리 스콧 감독을 비롯해 배우 폴 메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프레드 헤킨저가 참석했다.

1편 국내 개봉 후 24년 만에 새롭게 돌아오는 '글래디에이터 Ⅱ'는 막시무스의 죽음으로부터 20여 년 후, 콜로세움에서 로마의 운명을 건 결투를 벌이는 루시우스(폴 메스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 등 꾸준한 작품을 선보이며 장르를 넘나드는 연출력을 입증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리들리 스콧 감독은 24년 만의 속편에 대해 "사람들은 내게 왜 이렇게 후속 편을 만들 때까지 오래 걸리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신 책 써보거나 대본 써본 적 있냐. 얼마나 어려운데'라는 이야기를 한다. 특히 후속 편을 쓸 때는 더욱더 위험한 작업"이라며 "왜냐면 많은 사람들이 1편보다 별로일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우리 작가가 집필을 시작했는데 그게 1편 이후 4년 뒤 시점이었다. 사실 생각보다 별로였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삐질 분은 아닌데 4년 정도 더 묵혀왔다. '글래디에이터' 이후 8년 정도가 지난 것"이라며 "그 이후로 기다렸고 다양한 일들을 하느라 바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 든 생각이 분명히 무언가 우리를 이끌어준 발자국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것은 1편에서 생존한 모자의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했다. 그것의 이야기가 개념화가 되니까 그 이후부터는 다 함께 같이 앉아서 '이 이야기를 만들자'며 열심히 작업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페드로 파스칼은 로마군을 이끄는 장군 아카시우스로 분했다. 페드로 파스칼은 모든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로마 영토 확장에 큰 공을 세우면서도 계속되는 전쟁으로 위태로워진 로마 정세를 근심하는 아카시우스를 근엄한 카리스마와 섬세한 감정 연기를 오가며 완성, 극에 깊이를 더할 것이다.

"내가 '글래디에이터 Ⅱ에 합류할 거란 것 사실은 단 한 번도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나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속편 주인공이 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가 당시 런던에서 연극을 하고 있었는데 내 에이전트가 위대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니 나와 줌 미팅을 하고 싶다고 전해줬다. 당연히 '당장 언제 할 수 있냐', '당장 만나겠다' 말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님과 30분 동안 줌 미팅으로 대화를 나눴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김독님은 실행력이 빠르시고 매사에 빨리빨리 움직이는 분"이라며 "캐스팅도 빠른 결정을 내려주셔서 바로 캐스팅될 수 있었다. 캐스팅 됐을 때는 되돌아보면 정말 내 삶이 완전히 뒤바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기쁨을 표했다.

검투사들의 주인 마크리누스는 덴젤 워싱턴이 맡는다. 콜로세움을 장악하며 최고의 검투사로 거듭나는 루시우스를 등에 업고 입지를 넓혀가는 마크리누스는 만연한 부패, 무자비한 폭력, 혼란과 무질서로 가득한 로마 제국의 한가운데에서 강렬한 야욕으로 권력에 점점 가깝게 다가간다.

덴젤 워싱턴은 2007년 개봉한 '아메리칸 갱스터'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그는 "예전과는 약간 달랐다. (이번에는) 감독님과 거리가 너무 먼 곳에 있었다"며 "부연설명 필요 없이 '아메리칸 갱스터'도 너무나 성공을 거둔 영화였다. 이번에도 역시 거장이신 감독님이 위대한 영화를 만들었다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세트장에 도착하면 준비가 되는 경험을 했다. 우리가 진짜 그 당시 로마인이 될 수 있는 환경, 세트장이나 프로덕션을 감독님이 제공해 주셨다. 너무 실제 같았다. 그 당시의 로마인으로 바로 몰입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며 "현장의 규모와 작업 방식을 보며 '이 사람은 장난하는 게 아니구나, 진심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1편에서 로마의 전성기를 이끈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딸이자 막시무스를 마음에 품고 지지했던 루실라를 연기한 코니 닐슨이 다시 한번 같은 역할로 돌아온다. 폭군 황제들의 폭압 아래 굶주리는 로마 시민들을 보며 잃어버린 로마를 재건하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는 루실라를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완성한다.

코니 닐슨은 "반농담 섞어서 감독님께 차라리 나를 사슬에 묶어달라고 했다. 그렇게 묶어주지 않았다면 두 광기 어린 황제들을 살해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사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감독님과 작가님들이 내 캐릭터를 둘러싸고 써주신 상황 즉 아들과 남편이 싸우는 상황에 깊이 몰입하는 것"이라며 연기 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그를 목격한다는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 하네 할 수 있는 가장 천재적인 고문이 아닌가 했다. 당시 로마인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알고 있는 로마 고대신에게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 그런데 두 가지 기도 중 하나만 응답을 받았다 볼 수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동생 게타와 공동 황제지만 그의 선택에 주로 의지하는 카라칼라는 프레드 헤킨저가 맡는다. 광기에 휩싸여 때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카라칼라는 시간이 흐를수록 로마 제국의 혼란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킨다.

프레드 헤킨저는 "내가 생각했을 때 일단 나와, 게타 황제를 연기한 조셉과 콤비연기를 해야 했다. 그 부분이 중요하다 생각하며 접근했다. 굉장히 두 형제가 상호의존적이면서도 엄청난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잃지 않으려 했다"면서도 "그런 콤비의 이면에는 독립성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물을 연기하고자 했다. 모든 과정 자체가 즐거웠고 굉장히 다양한 영감과 영향을 받으며 연기했다. 특히 나는 어깨에 원숭이를 올려두니까 그게 몰입에 도움이 됐다. 즐거운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글래디에이터 Ⅱ'는 오는 11월 13일 개봉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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