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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LA 다저스가 단축시즌이었던 2020년 이후 4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제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그 중심에는 오타니 쇼헤이가 아닌 프레디 프리먼이 있다.
다저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WS) 3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4-2로 완승을 거뒀다.
▲ 선발 라인업
다저스 :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맥스 먼시(3루수)-윌 스미스(포수)-개빈 럭스(2루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토미 에드먼(유격수), 선발 투수 워커 뷸러.
양키스 : 글레이버 토레스(2루수)-후안 소토(우익수)-애런 저지(중견수)-지안카를로 스탠튼(지명타자)-재즈 치좀 주니어(3루수)-앤서니 볼피(유격수)-앤서니 리조(1루수)-호세 트리비노(포수)-알렉스 버두고(좌익수), 선발 투수 클락 슈미트.
이날 경기에 앞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것은 오타니 쇼헤이의 출전 여부였다. 지난 2차전에서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한 까닭. 왼팔로 땅을 짚은 것이 화근이었다. 다행이었던 것은 오타니는 전날(28일) 뉴욕에 도착해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29일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리고 29일 3차전 선발 라인업에 오타니가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의 존재감은 경기 초반부터 드러났다. 오타니는 1회초 양키스 선발 클락 슈미트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며,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 출루는 곧바로 득점으로 이어졌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지난 1차전에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월드시리즈 끝내기 홈런을 폭발시키며 다저스의 승리를 이끌었고, 지난 2차전에서도 4회 홈런을 쏘아 올렸던 프레디 프리먼의 방망이가 또다시 불을 뿜었다.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프리먼은 슈미트의 4구째 커터가 몸쪽 높은 코스로 향하자, 마치 이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100.3마일(약 161.4km)의 속도로 빨랫줄 같이 뻗어나간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홈런으로 프리먼은 지난 2021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시절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5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조지 스프링어(現 토론토, 2017-2019)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성공했다.
'홈런왕' 애런 저지가 침묵하는 등 양키스가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다저스는 곧바로 간격을 벌려나갔다. 3회초 선두타자 토미 에드먼의 볼넷과 오타니의 진루타로 만들어진 1사 2루에서 이번에는 무키 베츠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뽑아내며 3-0까지 간격을 벌렸다. 다만 다저스는 프리먼과 맥스 먼시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를 비롯해 4회초 무사 1, 3루에서 간격을 벌리지는 못했다.
다저스가 확실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가운데 분위기는 양키스 쪽으로 넘어갈 뻔했다. 하지만 기가 막힌 수비 하나가 큰 역할을 해냈다. 4회말 지안카틀로 스탠튼의 2루타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앤서니 볼피가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냈다. 이때 당연히 스탠튼은 홈을 향해 내달렸는데, 다저스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레이저 송구'로 스탠튼을 지워내면서, 흐름을 지켜냈다. 그리고 다저스는 다시 달아났다.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럭스가 양키스의 바뀐 투수 제이크 커즌스를 상대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2루 베이스까지 훔치면서 스코어링 포지션에 안착했다. 여기서 키케 에르난데스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한 점을 더 도망갔다. 그리고 다저스는 본격 굳히기에 돌입했다. 선발 워커 뷸러가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뒤 부르스더 그라테롤(⅔이닝)-알렉스 베시아(⅓이닝)-다니엘 허드슨(⅔이닝)-앤서니 반다(⅓이닝)가 차례로 등판해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양키스에게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주심이 경기를 제대로 망쳐버렸다. 7회말 2사 1, 2루 찬스를 손에 넣었으나, 글레이버 토레스의 타석에서 완전히 빠진 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야말로 최악의 오심이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이는 양키스에게만 해당됐던 것은 아니다. 8회초 럭스의 타석에서도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완전히 빠진 체인지업에 삼진 콜이 나왔다. 다만 득점권 찬스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양키스와 차이가 있었다.
양키스는 9회말에서야 알렉스 버두고의 투런홈런을 바탕으로 뒤늦게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간격을 좁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저스는 추가 실점 없이 4-2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2020년 이후 4년 만의 우승에 단 1승만 남겨두게 됐고, 양키스는 내일이 없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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