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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벼랑 끝에 몰린 뉴욕 양키스가 가까스로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소위 '해줘야 할' 선수들이 침묵하던 가운데 하위타선이 제대로 반란을 일으켰다.
양키스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WS) 4차전 홈 맞대결에서 11-4로 역전승을 거뒀다.
▲ 선발 라인업
다저스 :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개빈 럭스(2루수)-윌 스미스(포수)-토미 에드먼(유격수), 선발 투수 벤 캐스파리우스.
양키스 : 글레이버 토레스(2루수)-후안 소토(우익수)-애런 저지(중견수)-재즈 치좀 주니어(3루수)-지안카를로 스탠튼(지명타자)-앤서니 리조(1루수)-앤서니 볼피(유격수)-오스틴 웰스(포수)-알렉스 버두고(좌익수), 선발 로버트 길.
지난 1981년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이후 무려 43년 만에 다시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난 다저스와 양키스의 맞대결에서 먼저 미소를 지은 것은 다저스였다. 연장 승부 끝에 프레디 프리먼이 월드시리즈 역대 최초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2차전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전날(29일)에는 1회부터 프리먼이 다시 한번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월드시리즈 역대 두 번째 5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도 경기 시작과 동시에 역사가 탄생했다. 1회초 무키 베츠의 2루타로 만들어진 1사 2루에서 프리먼이 양키스 선발 로버트 길을 상대로 2B-1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다. 106.6마일(약 171.6km)의 빨랫줄 같은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면서 1903년 월드시리즈가 출범한 이후 122년 만에 6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최초의 업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지난 1~3차전 내내 무기력했던 양키스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앤서니 볼피가 볼넷으로 출루, 2루 베이스를 훔치며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이후 오스틴 웰스가 중견수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때 웰스의 타구가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 볼피가 스타트를 끊었다가 2루로 귀루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웰스의 타구는 1타점 적시타가 아닌, 2루타로만 기록 됐다.
그래도 양키스는 이어지는 2, 3루 찬스에서 알렉스 버두고의 땅볼에 이번에는 볼피가 홈을 파고들면서 간격을 1점차로 좁혔다. 그리고 3회말 역전에 성공했다. 애런 저지의 몸에 맞는 볼과 재즈 치좀 주니어의 안타,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볼넷으로 마련된 2사 만루 찬스에서 볼피가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주루플레이에서 실수를 제대로 만회하는 순간. 결자해지였다.
볼피는 다저스의 바뀐 투수 다니엘 허드슨과 맞붙었고, 초구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는 슬라이더에 반응했다. 그리고 이 타구는 107.6마일(약 173.2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좌월 역전 그랜드슬램으로 이어졌다. 7전 4선승제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패패패승승승승'을 기록한 것은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유일하다. 당시 수모를 당한 팀이 양키스였는데, 이번에는 역대 두 번째 역사를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
하지만 다저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윌 스미스가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고삐를 당기더니, 토미 에드먼의 볼넷과 오타니 쇼헤이의 안타 등으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프리먼이 땅볼로 한 점을 더 보탰다. 자칫 병살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였지만,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프리먼이 전력질주를 한 결과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턱 밑까지 추격을 당한 양키스는 6회 다시 간격을 벌렸다. 볼피의 아쉬운 주루플레이로 타점을 쌓지 못했던 웰스가 6회말 다저스 랜던 낵을 상대로 4구째 하이 패스트볼을 통타, 우월 솔로홈런을 폭발시키며 6-4로 달아났다. 그리고 양키스는 8회말 볼피의 2루타와 도루, 웰스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 3루 찬스에서 알렉스 버두고의 땅볼로 승기를 잡았고, 글레이버 토레스가 스리런포를 작렬시켜 쐐기를 박았다.
뒤늦게 불이 붙은 양키스 타선은 이후에도 소토의 2루타 이후 저지가 월드시리즈 첫 번째 적시타를 터뜨리며 11-4까지 달아났고, 선발 로버트 길(4이닝 4실점) 이후 팀 힐(⅔이닝)-클레이 홈스(1⅓이닝)-마크 라이터 주니어(⅔이닝)-루크 위버(1⅓이닝)-팀 메이자(1이닝)가 차례로 등판해 무실점 합작 투구를 펼치며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갔다.
양키스의 5차전 선발은 '에이스' 게릿 콜. 어쩌면 4차전에서 끝날 것만 같았던 이번 월드시리즈는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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