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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까불이 까불이.”
서울시 성북구 유소년야구단 황윤제 감독은 제자 김도현(24, KIA 타이거즈)의 우승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김도현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서 2경기에 등판,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28일 5차전서 1-5로 뒤진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 2⅓이닝 3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했다. 5회를 마무리할 때까지 33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타선은 3회 1점, 5회 3점을 뽑아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5차전 승리투수는 6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무실점한 스리쿼터 곽도규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게임체인저는 김도현이었다. 김도현이 1점이라도 내줬다면, 경기흐름상 KIA가 역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황윤제 감독은 전화통화서 “양현종이 투런홈런을 맞자마자, ‘역전하면 대박’이다 싶었다. 그런데 (김)이환(김도현의 개명 전 이름)이가 2⅓이닝 무실점을 했다.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내 일처럼 기쁘다. 내 자식이 저렇게 잘 됐으니 기쁘다”라고 했다.
김이환은 성북구 유소년야구단 출신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5학년때까지 몸 담았다. 황윤제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프로야구선수로 성장하는 기틀을 다졌다. 황윤제 감독은 “ 지금 성북구 유소년야구단에도 길원초등학교(김이환의 모교) 선수가 많다. ‘너네 학교에서 프로야구 선수 나왔다’ 그러면 안 믿는데, 나무위키 캡쳐 보여주고 그런다”라고 했다.
김이환은 성북구유소년야구단 시절 어떤 선수였을까. 황윤제 감독은 웃더니 “까불이 까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도 많고, 오지랖도 넓고. 성격 좋았다. 힘이 좋아서 우리 팀에서 1번타자를 하면서 마무리투수를 했다. 방망이도 잘 쳤다. 운동장이 짧긴 하지만, 프리배팅을 하면 공을 많이 잊어버리고(홈런을 많이 쳤다는 뜻) 그랬다”라고 했다.
황윤제 감독은 김도현을 계속 김이환이라고 했다. 본인의 추억 속에는 앳된 김이환이었다. 그랬던 그가 프로에서 개명하고 성공하는 과정을 지켜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황윤제 감독은 “시즌 끝나면 여기에 와서 아이들에게 사인도 해주고 그런다. 지금도 찾아온다. 연락은 내가 먼저 하는 편”이라고 했다.
황윤제 감독도 김도현이 올 시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패스트볼 150km를 거뜬히 찍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한화 이글스 시절만 해도 140km대 투수였고, 어릴 땐 구위보다 커브가 좋은 투수, 제구력이 안정적인 투수라고 회상했다.
황윤제 감독은 “군대에서 중대장을 잘 만난 것 같다. 운동할 수 있게 배려해주신 것 같다. 군대 갔다 와서 구속이 증가했는데 보면서 안심했다. 예전엔 커브가 좋았다. 고등학교 땐 전국대회 4강서 경남고 서준원(전 롯데 자이언츠)과 맞대결해서 완투승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 역시 ‘어린 김이환’ 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이상근 회장은 웃으며 “우리 1호 프로선수라는 상징성이 있다. 예전엔 커브 각도 좋고 변화구가 좋았다. 스피드가 느렸지만 제구는 좋았다. 군대 갔다 와서 150km 넘게 나오더라. 지금은 제구가 옛날보다 들쑥날쑥”이라고 했다.
이상근 회장 역시 김도현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중계방송을 통해 지켜보며 뿌듯했다. “한국시리즈서 자기 역할을 하면서 우승에 기여했다. 앞으로 성장하는데 큰 경험이 될 것 같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자기 몫을 확실히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성북구 유소년야구단에 있을 때 잘해줘서 유소년야구도 발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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