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난달 11일 계열사 직원 추락 사고 발생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수사 전망
경영권 분쟁 중에 터진 대형 악재…임시주총 표 대결 주목
[마이데일리 = 황상욱 기자]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7일 경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후 2시 30분경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2공장에서 고려아연 계열사 케이지그린텍 소속 50대 근로자 A씨가 2인 1조로 작업장으로 이동하던 도중 5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으나 지난 2일 끝내 숨졌다.
케이지그린텍은 고려아연의 계열사로 온산제련소에 전기, 가스 및 증기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08억원을 기록했다. 정태웅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올 6월 기준 케이지그린텍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석훈 고려아연 설비지원본부장은 케이지그린텍 에너지관리팀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기업이다. 사망자는 고려아연 계열사 직원이지만, 사고 장소가 고려아연 사업장 내인 만큼 고려아연은 경찰과 노동당국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조사 결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실이 밝혀지면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가 형사적 책임을 지게 돼 처벌을 받게 된다.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발생한 사고여도 원청업체 대표도 처벌받을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대표이사는 박기덕, 정태웅 사장이 맡고 있다. 최윤범 회장이 이사회 의장이자 실질적인 경영을 총괄하고 있어 최 회장까지도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고려아연 입장에선 더욱 난감한 처지가 됐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주로 영풍의 환경 및 중대재해 이슈를 공격 포인트로 삼아왔는데, 자사에서도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공식 보도자료에서도 “이번 국감에서도 영풍은 환경오염과 중대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오너 일가는 책임을 지지 않는 문제 기업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영풍·MBK파트너스와 공개매수로 맞불을 놨던 고려아연은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했으나 금융당국에서 정정신고를 요구하며 제동이 걸렸다. 주주의 돈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선다는 비판도 제기된 상황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최근 신규 이사 선임 등을 목적으로 법원에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냈다. 조만간 임시주총을 통해 양측이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황상욱 기자 e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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