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형들 몫까지 열심히 던지고 오겠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와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7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28명의 선수롤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마운드에선 엄상백을 비롯해 김시훈, 전상현, 조민석, 포수 한준수, 내야수 김영웅까지 총 6명의 선수가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감독에게서 고민을 많이 한 느낌이 묻어났다. 사령탑은 "선수를 많이 모아서 훈련을 하는 것은 좋은데, 막상 6명의 선수를 탈락시키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굉장히 미안하고, 아쉽다"며 6명의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최지민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은 최지민은 데뷔 첫 시즌에는 6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 무려 58경기(59⅓이닝)에 나서 6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2로 활약하며 KIA의 필승조로 거듭났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최지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비롯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최지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경기(4이닝)에 등판해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를 마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APBC에서는 3경기(3⅓이닝)에 등판해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의 성적은 조금 아쉬웠다. 최지민은 56경기에서 3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09로 지난해와 승-홀드-세이브에선 큰 변화가 없었으나, 평균자책점이 대폭 상승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중일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최지민이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고려해 대표팀 예비 명단에 승선시켰지만, 그동안 수차례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최지민의 모습과 올해가 너무나도 달랐던 까닭이다. 게다가 쿠바전에서는 2차전에 등판해 1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투구 내용도 아쉬웠다. 그나마 상무 피닉스전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제구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내비쳤다.
때문에 대표팀 합류가 어려울 수도 있어 보였으나, 최지민은 7일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은 최지민의 승선 배경을 묻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기간이 조금 남아 있지 않나. 도미니카와 대만, 일본에 좌타자들이 많이 포진 돼 있기 때문에 (좌완 불펜) 한 명으로는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발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7일 훈련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최지민은 "어제(6일) 저녁을 먹기 전 최종 엔트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국제대회는 좋기도 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해야 되는 대회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승선 여부에 대해) 걱정이 안 될수는 없었지만, 안 되더라도 올 시즌에 많이 안 좋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종 엔트리에 들게 돼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너무나도 아쉬운 시즌을 보냈던 최지민, 마음고생이 심했던 모양새였다. 그는 "올해는 여러 방면에서 안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안 좋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몰랐다. 심리적으로 무너지기도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렇다면 현재 컨디션은 어떨까. 일단 정규시즌보단 많이 좋아졌다는 게 최지민의 설명이다. 그는 "시즌 때보다는 불안한 것도 많이 없어졌다.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쿠바전의 경우 오랜만의 등판이라 긴장도 됐다. 그래도 볼넷 없이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상무전 또한 볼보다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질 수 있어서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서 최지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좌완 불펜 자원이 곽도규와 최지민 밖에 없기 때문. 특히 대만과 일본을 상대로 매우 중요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해 정규시즌에서의 아쉬움을 프리미어12에서 털어낼 때다. 최지민도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KIA 선수) 7명이 모두 함께 갔으면 좋았겠지만, (전)상현이 형과 (한)준수 형이 빠지게 돼 많이 아쉽다. 형들을 대신해서 최종 엔트리에 발탁된 만큼 형들 몫까지 열심히 던지고 오겠다"며 "한국시리즈와 국제대회 모두 긴장은 많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 나가더라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 있게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가서 자신 있게 잘 던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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