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2024 산업기술 R&D 종합대전서 은탑산업훈장 수상
HBM 핵심 TSV 개발 공로 인정…반도체 기술력 향상 기여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SK하이닉스는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연구개발(R&D)공정 담당)이 지난달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산업기술 R&D 종합대전'에서 산업기술진흥(기술개발 부문) 유공자로 선정돼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산업훈장은 산업기술진흥 유공의 최고상격으로, 김 부사장은 이 부문에서 은탑산업훈장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D램과 낸드 플래시를 아우르며 국내 반도체 기술력 향상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 뉴스룸을 통해 "요소기술을 원천으로 수익성 높은 고성능 제품을 성공적으로 양산한 공적을 인정받았다"며 "이는 모든 구성원의 헌신과 노력으로 맺은 결실"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992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김 부사장은 32년간 메모리 반도체 연구에 매진하며 첨단기술 개발을 이끈 주역이다. 특히 그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인 실리콘관통전극(TSV) 요소기술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개발 선행 단계부터 참여해 15년간 연구를 이어오며, HBM 공정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부사장은 TSV 개발에 열을 올렸던 2008년 당시를 회상하며 "TSV는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하단 칩을 전극으로 연결하고 적층해 고용량, 고대역폭을 구현하는 기술"이라며 "개발 초기에는 고도의 정밀성과 미세한 제어가 요구되다 보니 난이도가 정말 높았다. 특히 금속층 증착과 회로 패턴 형성 과정에서 어려움이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당시 김 부사장을 비롯한 개발진은 문제를 풀어내고자 유관 부서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치열한 협업 끝에 SK하이닉스는 R&D의 요소기술 개발-제조·기술의 양산 품질 고도화-패키징으로 이어지는 개발 모델을 완성했고, HBM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다만 오랜 연구 끝에 내놓은 제품이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초기에는 높은 공정 비용 대비 시장 수요가 적은 탓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부사장은 경영진의 확고한 믿음과 지원이 있어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김 부사장은 "TSV 공정 기술 안정화와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고 연구 개발에 더욱 매진했다"며 "양산 품질 개선 활동도 진행해 마침내 HBM 양산에 성공하게 됐으며, 이 모든 성과의 단초였던 TSV는 현재 MR-MUF와 함께 HBM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의 성취는 TSV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10나노급 5세대(1b) D램 미세 공정에 극자외(EUV) 장비를 도입해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를 6세대(1c) D램에도 확대 적용했다. 또 그는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기술을 D램에 적용해 메모리 성능·효율을 높이는 등 선단기술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낸드 분야의 혁신도 돋보인다. 김 부사장은 게이트 W 풀 필(Gate W Full FiII) 기술로 신뢰성을 높여 수율 안정성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웨이퍼 본딩 기술도 개발해 초고층 낸드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기술을 확보했다.
이 같은 결실은 회사가 '풀스택 인공지능(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마중물이 됐다.
그는 "1b D램 기반의 HBM3E는 선단기술과 TSV 노하우를 집대성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초고속·저전력의 LPDDR5X·LPDDR5T는 HKMG 기술 덕분에 개발할 수 있었다"며 "이밖에 R&D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낸드 및 SSD 제품은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증명했고 웨이퍼 본딩 기술은 초고층 낸드 개발의 방향성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생태계 육성에도 힘썼다. 국내외 반도체 학회 강연에 나서며 R&D 노하우를 공유했고,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와의 기술 협력에도 꾸준히 힘써왔다.
이런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까지 그는 도전 정신과 원팀의 중요성이 컸다고 강조한다.
김 부사장은 "R&D 조직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원가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수많은 조직이 참여해 전사 기술 방향을 논의하는 등 견고한 협업 체계가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마무리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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