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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마이크 트라웃(33, LA 에인절스)은 양반이다. 트라웃의 동료 앤서니 렌던(34)이 진정한 최악의 먹튀라고 봐야 한다.
블리처리포트에 이어 디 어슬래틱도 3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계약을 순위로 매겼다. 1위는 렌던이다. 2019-2020 FA 시장에서 7년 2억4500만달러(약 3432억원) 계약을 맺은 뒤 유리몸으로 전락했다.
물론 12년 4억2650만달러의 트라웃보다 규모가 작긴 하다. 그러나 그동안 걸어온 길(?)을 보면 렌던이 단연 최악이다. 렌던은 에인절스와 계약 후 단축시즌으로 열린 2020년에 52경기서 타율 0.286 9홈런 31타점 OPS 0.915를 찍은 게 좋았던 마지막 모습이다.
2021년 58경기서 타율 0.240 6홈런 34타점 OPS 0.711, 2022년 47경기서 타율 0.229 5홈런 24타점 OPS 0.679, 2023년 43경기서 타율 0.236 2홈런 22타점 OPS 0.679, 올 시즌 57경기서 타율 0.218에 홈런 없이 14타점 OPS 0.574를 기록했다.
하프시즌이 아니었다. 162경기 시즌서 남긴 찬란한 숫자들이다. 시즌의 3분의 2는 각종 부상으로 누워있었다. 그나마 출전할 때도 좋은 실적을 전혀 못 남겼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20홈런, 2019년 34홈런을 친 타자가 맞나 싶을 정도다.
디 어슬래틱은 “렌던의 불안감은 거의 희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계약으로 남을 것이다. 에인절스에서 한 시즌 58경기 이상 출전한 적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206타수에서 안타와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했다”라고 했다.
웃픈 얘기도 꺼냈다. 반전의 좋은 소식이다. 디 어슬래틱은 “좋은 소식은 이제 두 시즌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2026년까지만 뛰면 렌던의 메이저리거로서의 가치는 사라질 전망이다. 이렇게까지 못했는데 이젠 잘할 것이란 막연한 전망도 하면 안 된다.
에인절스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트라웃, 렌던이 함께 있을 때 월드시리즈 우승은 고사하고 포스트시즌도 한 번도 못 나갔다. 오타니는 떠났고 트라웃과 렌던은 역대급 유리몸 듀오로 전락했다. 그나마 트라웃이 약간 나은 수준이지만 몸값을 생각하면 심각한 건 마찬가지다.
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에인절스가 트라웃과 렌던에게 투자하지 않았다면 1년 전 FA 시장에서 오타니에게 승부를 걸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에인절스의 역대급 실책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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