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상을 당했을 때 되게 힘듦을 많이 느꼈고…”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1)이 올해 KBO리그 최고의 선수가 된 것에 부상 이슈를 빼놓을 수 없다. 김도영은 2022년 데뷔 후 부상이 잦았다. 백업으로 뛰던 첫 시즌, 8월17일 광주 SSG 랜더스전서 수비를 하다 후안 라가레스의 타구에 오른손바닥을 다쳐 약 1개월간 쉰 게 시작이었다.
2023년 4월2일 인천 SSG전서는 홈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왼쪽 중족골 골절을 당했다. 이 여파로 6월23일 광주 KT 위즈전으로 돌아오기까지 거의 3개월 가까이 쉬어야 했다. 끝이 아니었다. 그해 11월19일 일본과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결승 연장서 내야땅볼을 치고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좌측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이라는 중상을 입었다.
이 부상으로 김도영은 2024시즌 준비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애당초 KIA는 개막전 출전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막판에서야 겨우 티배팅을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정상 출전했다.
올해 김도영은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했다. KIA의 통합우승을 이끈 뒤 프리미어12서도 맹활약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 사이 4월 최초 10-10, 전반기 20-20,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 정규시즌 MVP 등을 일궈냈다.
돌아보면 김도영은 큰 부상을 입고 자신을 더욱 강하게 단련했다. 그리고 발전했다. 중족골 골절 당시 나성범과 함께 재활하며 웨이트트레이닝에 제대로 눈을 떴다. 실제 이때 상체가 눈에 띄게 두꺼워지며 장타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또한,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방망이를 잡지 못한 사이 수비 연습량을 대폭 늘렸다. 비록 시즌 초반부터 실책이 쏟아지면서 시즌 30실책으로 최다 1위에 오르긴 했다. 그러나 후반기엔 눈에 띄게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단 1개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았다.
알고 보니 부상을 통해 마인드도 단련했다. 김도영은 지난달 30일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의 날 시상식에서 최고의 선수상을 받은 뒤 장학금을 받은 유망주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 유망주의 부상 관련 질문에 상세하게 답했다.
당시 김도영은 “부상을 당했을 당시에 되게 힘듦을 느꼈다”라면서 “그냥 그날만큼은 마음껏 힘들어 했다. 그렇게 하고 나니까 다음 날 조금 속이 후련해지면서 괜찮아졌다. 그 다음날부터 내 플랜을 짜기 시작했고, 또 ‘어떻게 하면 안 다칠까’라는 생각도 하면서 준비를 계속 했다”라고 했다.
그만큼 김도영은 절망적인 상황서도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왔다. 다칠 때마다 몸과 마음을 단련하면서 더더욱 강해졌다. 실제 유망주들에게 멘탈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도영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가장 큰 차이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하루하루 멘탈 체크를 한 게 도움이 됐다. 멘탈이 강해지고 경기를 하는데 도움이 크게 됐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이후 취재진에도 부상 및 몸 관리에 대한 질문을 내놓은 유망주를 기억했다. “확실히 ‘몸 관리의 중요성을 아는구나’ 싶었다. 나도 부상을 당한 적이 있었으니 그 질문에 좀 더 잘 답해주려고 했다”라고 했다.
오늘날 김도영을 더 단단하게 만든 건 부상이라는 시련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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