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천주영 기자] 이릉 작가의 첫 장편 소설 ‘쇼는 없다’가 출간됐다.
이 작품은 1980~1990년대 채널 2번, AFKN(주한미군방송)에서 프로레슬링을 접했던 ‘AFKN 키즈’의 향수를 자극하며, 과거의 영웅들이 현실에서 되살아나는 이야기를 판타지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중 주인공은 20여년 째 삼촌이 운영하는 이태원 게스트하우스에서 임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제적 여유 없이 근근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핼러윈 데이에 어릴 적 우상인 프로레슬러 '워리어'가 게스트하우스에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워리어를 시작으로 1990년대 초반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레슬링 스타들이 이태원으로 속속 모여들고 주인공 역시 얼떨결에 이 대회에 참가한다.
헐크 호건, 보스맨, 스네이크맨, 홍키통크맨 등 ‘쇼는 없다’에는 과거의 프로레슬링 스타들이 현실로 등장하면서, 잊혀졌던 영웅들이 다시금 주인공의 삶에 소환되면서 1980~1990년대 AFKN을 통해 프로레슬링을 접했던 세대에게 강한 향수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쇼는 없다’는 스포츠 기자였던 이릉 작가가 전업 소설가로서 처음 발표한 작품이다. ‘수림문학상’ 측은 “이태원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핼러윈 데이라는 시간적 배경, 프로레슬링이라는 소재를 적재적소에 설정한 작품”이라며 “자신 있게 무대 위로 등판하지 못하거나 자기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장점이며, 소설의 전체적인 톤과 강약 조절을 잘해 나간 점도 훌륭했다”라고 평가했다.
‘쇼는 없다’는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치유 과정 속에서 독자들에게 삶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엉뚱한 행동과 기지 넘치는 대사는 현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유머와 해학으로 풍자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 '우리 모두의 영웅'들이 부활하는 과정을 통해 잊혀졌던 감동과 열정을 되살리며, 독자들에게 진정한 성장과 변화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삶의 무게와 인생의 쓴맛을 경험한 중년의 독자들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의 꿈과 열정을 간직한 젊은 세대들의 가슴 속에도 뜨거운 감동과 위로가 '로프반동'처럼 달려올 것이다.
천주영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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