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내년에 꼭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022시즌 10개 구단 중에서 유일하게 50승의 고지도 밟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전력 보강이 절실했고, 한화는 본격적 움직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당시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무려 7년 만에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6년 총액 90억원의 계약을 통해 채은성을 영입하는 등 전력 유지 및 보강을 위해 총 1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들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었고, 결국 한화는 2022시즌보다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는데, 전력 보강은 단 한 시즌에 끝나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해 4+2년 총액 72억원의 계약을 통해 안치홍을 영입하더니, 메이저리그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집토끼' 장민재의 잔류까지 이끌어내며 본격 '윈나우'를 외쳤다.
그 결과 한화는 크게 변화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다크호스'로 불렸던 한화는 또다시 가을 잔치에 초대받진 못했지만, 한때 하늘을 찌르는 상승세를 바탕으로 5강 티켓을 놓고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매서운 모습을 선보였다. 결과적으론 올해도 순위를 한계단 밖에 끌어올리지 못했으나, 7위 롯데 자이언츠와 격차는 1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번 겨울 한화는 또다시 움직였다. 한화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됨과 동시에 우규민이 KT 위즈와 2년 총액 7억원, SSG 랜더스가 '간판타자' 최정과 4년 110억원이 보장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번 겨울 세 번째 FA 계약이자, 외부 영입은 처음이었다. 한화는 "현장에서 원하는 빠른 발과 작전수행능력을 지닌 안정적 유격수 자원을 확보, 내야 뎁스를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보강은 심우준에 국한되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달 8일 다시 한번 지갑을 열었고, 이번에는 4년 총액 78억원의 계약을 통해 엄상백까지 품에 안았다. 이로써 한화는 외국인 원·투 펀치에 이어 류현진과 문동주, 엄상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3년 동안 류현진의 컴백을 비롯해 FA 시장 등에 5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투자한 한화는 올해 김서현 등 유망주들이 눈을 뜬 가운데, 뉴페이스들까지 추가하게 되면서 이제는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가 됐다. 내년 신구장 개장에 맞춰 어떻게든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열심히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한화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류현진 정도를 제외하면 베테랑들까지 대거 포함시킨 마무리캠프 명단을 꾸렸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4일 훈련-1일 휴식 사이클에 야간 훈련까지 포함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정해진 시간 외에도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통해 각자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한화의 이러한 행보에 류현진도 기대감이 크다. 류현진은 지난 3일 '2024 조야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천만관중 특별상을 수상한 뒤 포스트시즌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천만관중 특별상을 받은 뒤 "내년에는 특별상이 아닌 대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 아쉬운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내년을 더 잘해야 될 것 같다. 내년에는 30경기를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다. 30경기를 등판하면 성적은 그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내년에 꼭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A 시장을 통해 추가된 전력에 대해서는 "굉장히 기대가 된다. 선발 투수들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준비 잘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심)우준이가 내야에서 자리를 잘 잡아줄 것이라 생각하고, (엄)상백이도 몇 시즌 동안 이닝을 많이 던져줬다. 선발 투수들과 중간 투수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선발이 일찍 강판되면서 중간 투수들이 힘든 경우가 많았는데, 이닝을 책임져 준다면 올해보다는 더 좋아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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