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통산 ERA 5.60.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을 체결한 우완 최원태(27). 과거의 몇몇 데이터를 보면 삼성의 엄청난 승부수다. 최원태는 통산 217경기서 78승58패 평균자책점 4.36이다. 그런데 새로운 홈 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10경기서 6승3패, 54⅔이닝 동안 34자책으로 평균자책점 5.60이다.
물론 단순 수치다. 라팍은 국내에서 투수들에게 가장 불리한 구장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해도 커리어 통산 평균자책점보다 대구에서 1점 이상 높은 건 간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결국 삼성은 최원태가 앞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고 보고 영입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원태는 내년에도 28세다. 노쇠화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 그리고 연도별 성적을 보면 3경기서 1승2패, 15이닝 동안 17자책한 2023시즌을 제외하면 라팍에서 그렇게 도드라지게 부진한 시즌도 없었다. 지금도 땅볼 유도가 용이한 투심을 구사한다.
건강 관리는 필요하다. 최원태는 2019시즌 157.1이닝을 던진 뒤 5년 연속 단 한 번도 150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데뷔 후 30경기 이상 등판한 시즌도 없었다. 키움 시절부터 크고 작은 잔부상이 있었다. 물론 팔이나 어깨에 치명적인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건너뛴 적은 없었다.
삼성은 최원태에게 70억원 전액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12억원이라는 옵션을 포함했다. 삼성으로선 최원태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고, 최원태로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결국 삼성으로선 던져볼 만한 승부수라고 봐야 하고, LG는 최원태의 리스크를 감안해 사실상 관망했다.
최원태가 70억원 값어치를 다하려면 우선 10승 고지를 돌파할 필요가 없다. 2019년 11승 이후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실패했다.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돌고, 라팍 특성에 맞는 투구 전략을 잘 짜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삼성은 최원태 영입으로 아리엘 후라도~데니 레예스~원태인~최원태로 이어지는 막강 1~4선발을 구축했다. 기존 선발진이 좋은 팀이라서, 최원태가 에이스 롤을 맡지 않아도 되는 건 심리적 차원에서 호재다.
실제 이 선발진이 시즌 내내 건강하게 돌아가면 삼성은 내년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마운드가 좋은 KIA 타이거즈나 LG 트윈스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그러나 최원태가 키움이나 LG 시절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팬들은 손익계산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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