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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트라이크 존이 내려간다. 올 시즌 부진했던 옆구리 투수들이 반등할 조건은 갖춰졌다.
KBO는 최근 스트라이크 존 조정 방안을 공개했다.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신장 180cm의 선수의 경우 약 1cm) 하향 조정한다.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스트라이크 존의 크기의 변화 없이 전체가 아래로 이동한다. 스트라이크 존의 상단, 하단 외에 스트라이크 존의 중간면 및 끝면, 좌우 폭 등은 현행 유지된다.
쉽게 말해 스트라이크 존이 형태를 유지한 채 살짝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 도입한 ABS가 타자들이 치기 힘든 높은 코스의 공까지 스트라이크로 잡아줬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현장에서의 불만은 꾸준히 있어왔다.
특히 낮은 코스에서의 좌우 변화로 먹고 사는 옆구리 투수들에게 불리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상당수 사이드암, 스리쿼터 투수가 부진했다. 작년에 체인지업 그립을 바꿔 낙폭을 키워 재미를 본 임기영(31, FA)도 마찬가지였다. 포심은 포심대로, 체인지업은 체인지업대로 피안타율이 작년 대비 급증했다.
임기영은 올 시즌 37경기서 6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6.31로 부진했다. 시즌 초반 내복사근 부상 재발로 2개월 정도 쉬었고,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맡았으나 작년만큼 팀 기여도가 높지 않았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활용도가 떨어졌고,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 존이 하향 조정되면서 임기영이 먹고 살 길이 열렸다. 기본적으로 저하된 구위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지만, 존이 낮아지면서 스트라이크를 잡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면 부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임기영은 B등급 FA다. 현재 구체적인 조건을 주고받은 구단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KIA는 임기영과 한 차례 정도 만났고, 아직까지 격차를 좁히는데 시간은 걸릴 듯하다. 결국 임기영으로선 KIA 잔류 외에 다른 길은 없어 보인다.
임기영은 내복사근 부상만 두 차례 당한 경력이 있지만, 팔과 어깨는 싱싱한 스타일이다. 통산 285경기서 51승59패4세이브21홀드 평균자책점 4.80. 선발과 중간 모두 활용 가능한다. 사실 불펜에서의 세부적 보직도 시즌 중 변경하지 않고 같은 역할만 맡기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KIA도 임기영이 필요하다.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삭제해주던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떠났다. 경험 많은 임기영이 보완해주는 게 최상이다. 올해 잘한 불펜투수들이 내년에 계속 잘 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 임기영이 필승조로 돌아오면 불펜의 짜임새까지 좋아질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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