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해야죠.”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키움 히어로즈 시절 늘 홍원기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내야수로 입단해 송구 입스가 왔는데,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외야 전향을 제안한 지도자가 홍원기 감독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이 구단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역임했기 때문에, 손을 거치지 않은 선수가 없다.
지금은 타자로 전향했지만, 투수로 입단해 제구 기복과 심리적 불안을 겪던 장재영에겐 일부러 민감한 단어를 언급하지 않으며 배려했다. 언론에 종종 쓴소리도 남겼지만, 그 누구보다 장재영에게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하며 토닥인 지도자 역시 홍원기 감독이었다.
‘제2의 이정후’로 불린 외야수 이주형에겐 ‘이정후’라는 단어를 가슴 속에서 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정후의 특별함을 따라가기엔 아직 멀었다고 냉정하게 지적하면서,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갖지 말라고 조언했다.
홍원기 감독은 1급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했다. 코치 시절부터 선수들의 신뢰를 듬뿍 받는, 덕망 있는 지도자였다. 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 이후, 그리고 2021시즌 감독이 된 뒤엔 오프시즌 마다 모든 선수와 1대1로 면담을 갖는다. 선수들의 멘탈도 어루만지고, 기술적인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하고, 시즌 중에 하기 어려운, 진지한 논의도 주고받는다.
선수들이 말하는 면담 결과는 상당한 수준이다. 홍원기 감독과의 면담 이후 멘탈이 안정되고 야구에 더 집중이 잘 된다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도 선수들에게 조언도 하고 소통도 하면서 선수들의 마음도 느껴보고, 자연스럽게 차기 시즌 준비를 효율적으로 하는 동력을 얻는다.
키움이 최근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긴 했지만, 감독과 선수들의 진솔한 소통의 장이 무의미한 건 아니었다. 이를 테면 면담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 발판을 안전하게 마련하고, 방향성을 잡는 효과는 당장 순위지표에 반영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홍원기 감독은 최근 담당기자들과 만나 “올해도 해야죠. 선수들과 면담을 시작했다”라고 했다. 길면 1~2시간, 짧으면 1~20분만에도 끝난다는 게 홍원기 감독 설명. 이미 몇몇 선수와 면담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단 면담을 통해 조용히 2025시즌을 시작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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