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승환(42, 삼성 라이온즈)의 LG 트윈스행 가능성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결국 오승환의 2025시즌 부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 라이온즈가 FA 최원태와 4년 70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이 LG 트윈스에 제출할 보호선수 20명과 LG가 지명할 보상선수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은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하면서 신구조화를 이뤘다. 때문에 20인에 일부 베테랑을 못 묶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원태가 B등급이라면 삼성의 보호선수는 25인이다. 25인을 보호하는 것과 20인을 보호하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다. 단순계산상 1군 엔트리에 들어올 선수 6명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핵심 중의 핵심 전력부터 묶다 보면, 전성기를 지난 베테랑들이 보호선수로 묶기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삼성이 이례적으로 오승환을 20인 보호선수에 포함한다고 밝히면서, 오승환의 LG행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번 해프닝이 야구 팬들 사이에 흥미로웠던 건, 올 시즌 후반기에 눈에 띄게 퍼포먼스가 처진 오승환이 혹시 LG에 가서 부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유니폼이 바뀌고, 주변 환경이 바뀐 선수가 심기일전에 맹활약한 사례를, 그래서 친정에 한풀이하는 걸 종목을 불문하고 많이 봐왔다. 프로스포츠에서 흔한 일이지만, 막상 삼성과 LG 사람들, 팬들은 미묘한 감정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 오승환의 2025시즌 부활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이다. 오승환이 올해도 오승환답게 맹활약했다면, 팬들도 삼성이 오승환을 20인 보호선수에 넣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즉, 자연스럽게 이번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오승환도 사람이고, 전성기도 확연히 지났다. 기량이 떨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시기에 들어섰는데, 하필 팀이 A등급 외부 FA를 영입했으니 이런 해프닝도 벌어졌다. 좀 더 시야를 넓히면 그만큼 한국야구와 삼성 라이온즈 야구에 오승환이란 이름 석자가 주는 무게감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승환은 내년이면 43세다. 43세 투수가 현역인 경우가 흔하진 않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와 일본에서도 간혹 40대 선수의 맹활약 케이스가 나온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올해 홀드왕은 오승환보다 2살 젊은 40세의 노경은(SSG 랜더스)이었다. 노경은은 철저한 몸 관리와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로 당당히 올 시즌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인정 받았다.
오승환이 내년엔 처음부터 마무리를 맡지 않고 셋업맨으로 출발해 1년 내내 셋업맨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김재윤이 오승환 이상으로 경쟁력 있는 마무리투수라는 걸 충분히 입증했기 때문이다. 오승환으로선 마무리 특유의 스트레스를 벗어 던지고 셋업맨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좋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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