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78억원, 70억원에 입이 쩍 벌어지는데…그러나 이들은 탑5에도 못 들어간다.
2024-2025 KBO FA 시장은 반환점을 사실상 돌았다. 경쟁이 붙은 주요 FA들의 계약이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이번 FA 시장의 가장 큰 특성은 선발투수들이 한 몫을 제대로 챙겼다는 점이다. 유일한 S급 FA 최정(SSG 랜더스)의 4년 110억원 계약은 그렇다고 치고, 78억원과 70억원에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엄상백(28)과 최원태(27)가 단연 승자다.
그런데 FA 역사 25년을 돌아보면 두 사람보다 큰 규모로 계약한 투수 FA가 무려 6명이나 있다. 4년 103억원의 양현종(KIA 타이거즈), 4년 95억원의 차우찬(은퇴), 4년 85억원의 김광현(SSG 랜더스), 4년 84억원의 장원준과 정우람(이상 은퇴), 4년 80억원의 윤성환(은퇴)까지. 이들 중 정우람을 제외한 5명은 시대를 풍미한 선발투수다.
엄상백과 최원태는 도대체 얼마나 잘해야 할까. 선발투수 탑5 양현종, 차우찬, 김광현, 장원준, 윤성환을 돌아보면 초고액 FA 계약들의 명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평가는 독자들의 몫이다. 어쨌든 통산 4점대 평균자책점에 시즌 10승 경험이 2~3차례 밖에 없는 엄상백과 최원태가 지금보다 훨씬 잘해야 하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양현종은 첫 FA 계약을 체결한 2016-2017 시장에서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1년 22억5000만원 계약을 맺었다. 이후 해외에 가지 않고 3년 연속 연봉 23억원을 받았다. 결국 4년 91억5000만원 계약과 마찬가지였다. 이 기간 무려 60승에 3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스탯티즈 기준 WAR은 각각 6.17, 5.83, 7.53, 3.90.
양현종은 이후 1년간 미국 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와 4년 103억원 계약을 맺었다. 충분히 받을만하다. 아무래도 이번 계약의 경우 2017~2020년에 거둔 성적보다 약간 볼륨은 떨어진다. 그러나 170이닝 이상 계속 소화하는 등 초특급FA의 가치를 해내고 있다.
차우찬은 95억원 계약을 맺고 첫 시즌과 세 번째 시즌만 제 몫을 했다. 그러나 2018년엔 부진했고, 결정적으로 2020년엔 어깨 통증으로 13경기밖에 못 나갔다. 사실 이후 2년 20억원 계약을 맺고 더 좋지 않았다. 2021년 5경기밖에 못 뛰었고, 2022년엔 1경기도 못 뛰었다. 2023년에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했으나 역시 1경기도 못 뛰고 은퇴했다. FA 투수 대형계약의 대표적 실패 사례다.
당시 SK 와이번스는 김광현이 토미 존 수술로 2017시즌을 건너 뛰는 걸 알고도 장기계약을 안겼다. 어쨌든 김광현도 냉정히 볼 때 이 기간 85억원 값어치를 했다고 보긴 어렵다. 2018년과 2019년엔 잘 했지만, 2020년에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갔다.
이후 김광현은 2022시즌에 돌아와 비FA 4년 151억원 계약을 따냈다. 2022년 3월 계약 기준 역대 비FA 최고규모였다. 김광현은 2022년 SSG의 통합우승을 견인했고, 작년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올 시즌 다소 주춤했다.
장원준은 첫 3년만 보면 역대 FA 선발투수 이적생 중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두산 베어스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토종 에이스였다. 2017시즌에도 맹활약했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 시즌부터 WAR -를 찍더니 미스터리한 추락이 시작됐다. 두산에서 FA 자격을 계속 미루고 단년계약으로 버텼으나 부활하지 못했다. 결국 2023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윤성환은 첫 3년간 괜찮았다. 특히 2015시즌 활약은 좋았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 시즌이던 2018년부터 급격히 내리막을 탔다. 한때 국내에서 가장 공을 낮게 잘 제구하는 투수였지만, 커리어 마지막 3년은 부진했다. 2020년엔 0승이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