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현종(36, KIA 타이거즈)의 170이닝 레이스가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KIA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막판부터 종종 내년부터는 양현종의 이닝을 관리해줘야 한다고 얘기해왔다. 양현종이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시즌 연속(미국에서 뛴 2021년 제외) 170이닝씩 소화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지만, 10년 기록을 채운만큼 감독이 좀 더 적극적으로 몸 관리를 해줄 때가 됐다는 시선이다.
이범호 감독의 생각은 일리 있다. 양현종은 어느덧 1개월 뒤 37세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통산 513경기서 2503이닝을 소화했다. 워낙 몸 관리를 잘 하고, 자신만의 루틴을 확고하게 지키기 때문에 데뷔 후 17년간 잘 달려왔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브레이크가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에 가까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KIA도 이범호 감독도 양현종과 오래 함께 하고 싶을 것이다. 양현종은 내년이면 KIA와의 4년 103억원 FA 계약이 끝난다. 그러나 이 계약 후 양현종도 KIA도 서로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하려면, 이젠 관리의 시점이다.
흥미로운 건 어느덧 양현종이 송진우의 3003이닝에 올 시즌까지 499.1이닝 차로 다가섰다는 점이다. 양현종이 앞으로도 건강하게 170이닝씩 꾸준히 3년만 던지면 돌파 가능하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어차피 이번 계약 후 다시 FA 계약을 맺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가정은 현실적이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이 내년부터 양현종의 이닝을 규정이닝(144이닝)에서 150이닝 안팎으로 조절할 경우 그만큼 송진우를 추격하는 발걸음은 더디게 된다. 그래도 150이닝씩 3년간 던지면 그 다음 시즌에 송진우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건강하게 거북이처럼 가면 된다.
정말 양현종은 안 아픈 게 경쟁력이다. 아직도 팔이나 어깨에 한번도 칼을 댄 적이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이 얘기를 꺼내자 무덤덤하게 좋은 몸을 만들어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지금도 건강한데 이범호 감독이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현역 황혼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양현종이 간혹 선발등판을 거르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양현종도 익숙해져야 하는 풍격이다. KIA는 내년에 황동하나 김도현이 더 성장할 수 있고, 신인 김태형도 심상찮은 분위기다. 젊은 투수들 중에서 선발 후보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이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동기부여를 하는 게 팀의 미래를 보는 차원에서도 의미 있다.
양현종은 내년이면 103억원 FA 계약이 끝난다. 내년 이 시기에 다시 한번 KIA와 FA 협상을 할 것이다. 이때 어떤 형태로 계약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2025-2026 FA 시장에서의 계약 형태가 당연히 통산 최다이닝 도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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