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대급 드라마틱한 복귀가 벌어질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8일 이례적으로 오승환을 20인 보호명단에 포함한다고 선언했다. 삼성이 최근 FA A등급 최원태와 4년 70억원에 계약하면서, ‘리빙 레전드’ 오승환이 20인 보호명단에 포함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구단마다 사정이 있고, 상황은 다르다. 그래도 대체로 FA 보호명단 작성의 기본은 첫째 핵심 전력 지키기, 둘째 핵심 유망주 지키기다.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성기가 지난, 이름값 있는 베테랑이 보호명단에서 빠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선언은 이례적이었다.
약간의 여유가 있는 25인 보호명단과 달리 20인 보호명단을 짜다 보면 더더욱 그런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삼성의 경우 젊은 간판선수가 많이 생기면서, 오승환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빠질 ‘가능성’이 생겼다고 보면 된다.
흥미로운 건 삼성이 오승환을 20인에 넣겠다고 하면서 다른 베테랑들이 보호선수에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은 그만큼 조금씩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에서 오승환을 제외한 35세 이상의 선수는 야수 강민호(39), 박병호(38), 김헌곤(36), 투수 임창민(39), 김대우(36), 최성훈(35) 등이 있다.
여기서 주전포수 강민호는 무조건 20인 보호명단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이번 FA 시장에서 2년 6억원 재계약을 한 김헌곤은 자동보호 되는 신분이다. 이들을 빼고 나면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박병호다.
삼성이 만약 박병호를 보호선수 20인에 넣지 못하면 LG 트윈스가 박병호를 지명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우타 거포 보강 차원에서 보상선수로 지명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 LG가 현재 가장 필요한 파트는 불펜이긴 하다. 그러나 박병호만한 검증된 거포를 뽑을 기회가 왔는데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만약 박병호의 LG행이 현실화되면, 무려 14년만의 LG 복귀다. 그냥 복귀도 아니다. 드라마틱한, 애증의 복귀다. 박병호는 2011년 7월3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약 2시간 남겨놓고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다. 그는 2005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2011년까진 참 안 풀린, 비운의 거포 유망주였다.
박병호는 LG를 떠나자 넥센에서 거포로서 잠재력을 꽃피우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다. 물론 키움 시절 막판 침체에 빠진 끝에 FA 시장에서 KT 위즈로 떠났지만, 박병호 야구의 전성기는 키움이었다. 그리고 그 전성기를 결과적으로 더욱 빛나게 했던, 애증의 구단이 LG다. 박병호가 진짜 LG로 가서 잘 할 경우, LG도 14년 전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낼 수 있다.
이래저래 FA 최원태의 삼성행이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어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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