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수만에 신청한 FA인데…
내야수 서건창(35, FA)이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건 2021-2022 시장이었다.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친정 LG 트윈스로 복귀, 144경기 모두 나갔으나 타율 0.253 6홈런 52타점 OPS 0.693에 그쳤다. B등급으로 예상됐으나 A등급이 되긴 했지만, 그보다 자존심을 확실하게 회복하고 싶어했다.
그렇게 재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2022년에도 77경기서 타율 0.224 2홈런 18타점 OPS 0.605에 머물렀다. 작년엔 키움 시절 사령탑 염경엽 감독이 LG에 부임했으나 또 다시 부활하지 못했다. 44경기서 타율 0.200 12타점 OPS 0.542.
그러자 서건창은 LG에 셀프 방출을 요청, 퇴단했다. 그리고 고향 광주에서 훈련하다 KIA의 눈에 띄었다. 극적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범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서건창에게 시즌 준비를 완전히 맡겼다. 서건창은 자기 루틴을 철저히 지키면서 올 시즌에 대비했다. 굳이 훈련량을 예년보다 확 늘리지도 않았다.
단, 변화는 있었다. 올 시즌 도중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KIA 경기를 중계하면서 서건창의 히팅포인트가 예년보다 앞으로 나왔다고 짚었다. 본래 서건창은 잘 나갈 때 히팅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되는 선수였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변화를 주는 것에 성공했다. 현장 지도자들, 관계자들은 히팅포인트 변화가 그렇게 쉽게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서건창이 부활을 위해 그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다. 어쨌든 히팅포인트가 앞으로 오면 빠른 공에 잘 대응할 수 있다.
그렇게 서건창은 올 시즌 94경기서 타율 0.310 1홈런 26타점 40득점 OPS 0.820 득점권타율 0.344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규정타석을 돌파하지 못했지만, 2019년 이후 5년만에 3할을 쳤다. 1루수 이우성, 2루수 김선빈의 백업으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10개 구단 내야 백업요원 중에서 이 정도의 실적을 남긴 타자가 없다.
서건창은 이번엔 4수 끝에 FA 신청서를 냈다. 올해 5000만원을 받은 서건창은, C등급 보상규정에 따라 타 구단이 영입하면 5000만원의 150%, 즉 750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정작 시장의 반응이 썩 신통치 않은 듯하다.
KIA도 우선 경쟁이 붙은 장현식의 잔류계약에 집중했다. 이후에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잔류에 총력을 기울였다. 장현식은 LG 트윈스로 떠났고 네일은 잔류 성공, 이후 서건창과 임기영과의 첫 만남 일정을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잡았다. 두 사람의 에이전트가 같아서, 협상은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다.
KIA는 서건창이 필요하지만, 구단이 생각하는 기준 이상의 조건으로 품기 쉽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내야 멀티 포지션, 여전히 죽지 않은 빠른 발, 정확성과 일발장타력까지. 아직 나이도 아주 많은 편도 아니다. 장기레이스에 딱 필요한 유형이다.
사실상 KIA로 협상 창구가 단일화된 것으로 보인다. KIA의 내년 어버인 스프링캠프 개막은 아직 약 45일 안팎으로 남은 상황. 시간은 충분하다. 서건창은 우선 14일에 장가부터 간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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