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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결국 프로의 세계는 돈이 전부였다.
'MLB.com'과 '뉴욕 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은 9일(한국시각) 정오를 살짝 넘긴 시점에서 뉴욕 메츠가 15년 7억 6500만 달러(약 1조 957억원)의 계약을 통해 후안 소토를 영입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지난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116경기에 출전해 121안타 22홈런 70타점 타율 0.292 OPS 0.923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남기며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이듬해 150경기에서 153안타 34홈런 110타점 110득점 12도루 타율 0.282 OPS 0.949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통해 워싱턴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월드시리즈(WS) 우승의 선봉장에 섰다.
워싱턴에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던 소토는 2022시즌 중 초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올 시즌에 앞서 다시 한번 트레이드의 매물이 되면서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다. 그리고 8시즌 동안 936경기에 출전해 934안타 201홈런 769타점 57도루 타율 0.285 OPS 0.953을 기록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었다.
소토가 FA를 선언하면서, 시장은 소토의 중심으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일단 자금력을 갖춘 팀들 중에서 소토의 영입을 희망하는 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소토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시작으로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와 차례로 만남을 갖기 시작했고, 이들 모두 6억 달러 이상의 큰 계약을 제시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그 정점에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이 이끄는 메츠가 있었다. 메츠는 다른 구단이 얼마의 돈을 제시하든, 소토에게 5000만 달러를 더 의향을 갖고 있었고, 무려 15년 7억 6500만 달러의 계약을 안기며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소토와 메츠의 계약 세부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다. 일단 메츠는 계약금으로 소토에게 7500만 달러(약 1074억원)을 지급한다. 그리고 소토는 5시즌을 뛴 후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는데, 여기에 다소 독특한 옵션이 포함됐다.
소토가 옵트아웃을 통해 새로운 계약과 행선지를 물색하려고 했을 때 메츠가 동행을 희망한다면, 매년 400만 달러(약 57억원), 10년 동안 총 4000만 달러(572억원)를 더 주는 대가로 소토의 옵트아웃을 무효화 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소토의 계약 총규모는 15년 8억 500만 달러(약 1조 1526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8억 달러 계약의 문이 열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소토의 영입전에서 메츠와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친정' 양키스는 왜 잔류를 이끌어내지 못했을까. 미국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9일 소토의 계약이 발표된 직후 "소토는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서 패한 뒤 FA가 됐을 때 최고 입찰자와 계약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는데, 역시 돈 앞에 장사는 없었다.
양키스가 소토에게 제시한 계약 규모는 16년 7억 6000만 달러(약 1조 882억원)으로 메츠와 소토의 계약 규모에 불과 500만 달러(약 72억원) 밖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연평균 금액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소토가 옵트아웃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연평균 금액은 5100만 달러(약 730억원)이지만, 양키스가 제안한 계약에서는 연평균액이 4750만 달러(약 680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결국 500만 달러 때문에 양키스가 메츠에게 무릎을 꿇은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계약 기간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인 차이는 매우 컸다. 특히 메츠가 소토의 옵트아웃을 무효화할 경우엔 더 큰 격차를 보일 수 있기에 '쩐의 전쟁'에서는 양키스가 메츠를 이길 방도가 없었다. 결국 프로 선수는 '돈'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계약이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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