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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심우준(29, 한화 이글스)이 50억원을 받았다. 내년 FA 최대어 박찬호(29, KIA 타이거즈)의 가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KBO FA 시장에서 유격수가 처음으로 주목을 받은 건 역시 2004-2005 시장의 박진만이었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4년 39억원에 현대 유니콘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옮겼다. 현재 삼성 사령탑이 처음으로 삼성과 인연을 맺은 순간이었다.
박진만 감독의 39억원 계약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역대 FA 유격수 6위 계약에 해당한다. 아무래도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서 타 포지션 대비 많은 돈을 받지는 못했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리그 최고 유격수였다. 세월이 흐르고 나니 충분히 그 정도는 받을 수 있었다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세월이 흐르고 물가가 올랐다. 수비 가치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지표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수비형 유격수도 조금씩 인정을 받는 마당에, 공격까지 되는 유격수는 몸값이 쭉쭉 올랐다. 그렇게 지난 20년간 박진만 감독보다 큰 규모의 계약이 5건이나 작성됐다.
오지환의 비FA 6년 124억원 계약이 계약서상 시점 기준으로 FA 계약으로 유권해석 되면서, 당분간 이 금액을 넘는 유격수가 나오긴 힘들 전망이다. 오지환은 지금도 수비력은 리그 최고다. 단, 올해 객관적 수비지표가 조금 하락하면서 박찬호에게 유격수 수비상 단독 수상을 넘겨줬다.
오지환을 제외하면 업계에 일반적인 유격수 FA 계약의 마지노선은 50억원이다. 이번 2024-2025 시장의 심우준까지 3명이 50억원 계약을 맺었다. 김재호는 은퇴를 선언했고, 노진혁은 공교롭게도 50억원 계약을 맺고 부진에 빠졌다. 심우준의 퍼포먼스는 이제부터 지켜봐야 한다.
사실 노진혁이나 심우준이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보유했지만, 공격력이 엄청난 선수들은 아니다. 노진혁은 통산타율 0.263에, 최근 2년간 롯데에서 0.257. 0.219를 기록했다.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20년 20홈런을 때렸지만, 지난 2년간 롯데에서 6홈런에 그쳤다. 심우준도 통산타율 0.254다. 2017년 0.287을 때린 뒤 한번도 2할8푼대를 치지 못했다. 9시즌 통산 31홈런 275타점.
그에 비하면 박찬호는 최근 2~3년간 타격에서의 발전이 눈부시다. 통산타율 0.262지만, 최근 2년간 0.301, 0.304를 쳤다. 규정타석까지 채웠다. 올해 5홈런 61타점 OPS 0.749는 커리어하이다. 9년간 18홈런 311타점. 더구나 2년 연속 유격수 수비상을 수상하며 리그 최고 수비수임을 입증 받았다.
때문에 업계에선 1년 뒤 FA 시장에 나갈 박찬호가 50억원의 벽을 깰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 겨우 30세이며, 최근 6년 연속 꾸준히 130경기 이상 뛸 정도로 건강하다. 내년 FA 유격수 최대어다. KIA 포함 복수구단의 경쟁이 붙을 경우 5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골든글러브에선 박성한(SSG 랜더스)과 치열한 접전을 펼칠 예정이다. 박성한이 올해 생애 첫 10홈런을 때린 것 외에, 박찬호가 크게 밀리는 부분은 없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따낼 절호의 기회다. 내년에도 수비상과 골든글러브급 활약을 펼치면 몸값이 많이 뛸 듯하다.
그런 박찬호는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가 최근 공개한 지난달 30일 V12 페스타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으로 “홈런 쳤을 때”라고 했다. 리그 최고 공수겸장 유격수에게 홈런은 로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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