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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청담 박승환 기자] "시상식? 저랑 안 맞는 거 같아요"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은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수상했다.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다. 이미 미국에서 한차례 실패를 겪었지만, LG는 손호영이 KBO리그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서 3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다. 그리고 손호영은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20년 23경기에서 출전해 11안타 타율 0.36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손호영은 잦은 부상 등으로 인해 LG에서 끝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졌는데, 손호영의 인생을 바꾸는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올 시즌 초반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한동희가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자, 김태형 감독은 직접 염경엽 감독에게 연락해 손호영에 대한 트레이드를 논의했고, 마침내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올해 손호영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손호영은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인해 42경기를 이탈했으나, 롯데 선수단 내에서 가장 많은 1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것을 비롯해 KBO리그 역대 공동 3위에 해당되는 30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는 등 102경기에 출전해 126안타 18홈런 78타점 70득점 타율 0.317 OPS 0.892로 펄펄 날았다. 그야말로 '복덩이' 그 자체였다. 이에 손호영은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받는 기쁨을 맛봤다.
선수 커리어에서 처음 서보는 시상식의 느낌은 어땠을까.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손호영은 "올라갈 때 너무 떨렸다. '그냥 소감을 말하지 않고 집에 가면 안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래도 상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손호영은 시즌이 끝난 뒤 바쁜 나날을 보냈다. 롯데는 잦은 부상으로 인해 그동안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손호영을 일본 도쿄에 위치한 근육, 가동성 훈련 및 재활, 부상 방지에 특화된 센터에서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1대1 맞춤형 웨이트 프로그램에 참가시켰다. 이를 통해 손호영은 체계적인 관리 및 식단 구성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손호영은 "일본에 가서 체력도 많이 늘었고, 유연성도 좋아진 것 같다. 벌써부터 몸이 잘 돼 있는 것 같다. 이를 잘 유지해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면 될 것 같다"며 "5일에 한 번 휴식을 갖는 패턴으로 4번을 진행했다. 억지로, 일부러 했던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유연해지는 운동을 많이 했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내년에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흡족해했다.
내년 사직구장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외야에 설치됐던 일명 '성담장'이 사라진다. 이는 올해 사직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17개의 홈런을 때린 손호영의 홈런수는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손호영은 사직구장의 담장에 대한 질문에 "제가 거포인가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데, 체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펜스에 맞고 나온 공들도 있었기 때문에 일단 쳐봐야 알 것 같다"면서도 20홈런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손호영은 공격보다는 수비 쪽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예정이다. 공격력은 올 시즌만 같다면, 더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정신이 너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매일 경기만 생각했다. 체력이 많이 빠졌는지, 안 빠졌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올해 특별하게 준비한 것은 없었다. 똑같이 했는데, 잘할 때가 됐던 것 같다. 올해는 유독 공도 잘 보이더라. 내년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불안함도 없진 않다. 그러나 타격은 좋았기 때문에 특별하게 건드리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손호영은 "이제는 수비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다. 비시즌엔 수비에 많은 시도를 할 것 같다. 스스로에게 불안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없애고 싶다"며 "내년 스프링캠프는 롯데 소속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감이 크다. 그리고 기회를 먼저 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년엔 팀이 가을야구로 가기 위해서 다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담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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