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금속노조, 오는 11일 전면 파업 돌입… 생산 차질 불가피
파업 장기화 시 신차 국내 출시 시점 연기 가능성도
경영계 "금속노조 총파업 자제해야…사회혼란 가중 우려"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오는 11일 무기한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국정 혼란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등 악재가 겹친 상황 속에서 총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잇따른다면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전면 파업에 대한 세부 지침 등을 논의한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령과 관련해 퇴진을 요구하며 무기한 전면 파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현대차·기아·한국GM 노동조합을 산하 지부로 두고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4만3000명이 가입한 초대형 국내 최대 규모 산별 노조다. 기아 역시 2만6000명의 조합원들이 소속됐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5~6일 오전 근무조와 오후 근무조로 나눠 2시간씩 총 8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현대차는 약 50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GM노조도 같은 기간 부분 파업에 나서며 평소 수준의 생산량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지난해 167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량을 만들고 국내 생산 차량 중 100만대를 수출한다. 기아는 화성·광주·광명 공장에서 연간 130만대 차량을 만든다. 한국GM은 지난해 46만대 차량을 생산했는데, 이중 43만대를 미국 등에 수출했다.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현대차·기아·한국GM이 파업에 동참한다면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인해 수익성에 영향이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장기화될 경우 신차의 국내 출시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도 예측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1일 2024 로스앤젤레스(LA) 모터쇼에서 선보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을 내년 초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완전 변경 모델도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금속노조가 전면 파업을 강행해도 현대차·기아 노조가 강도 높은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기아 노조는 임금 협상 파업에 관해서는 총파업을 여러 차례 벌였으나, 정치 사안 관련해서는 부분 파업만 진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시위에도 현대차 노조는 부분 파업에만 뜻을 함께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다수 조합원은 생산 중단이 임금 손실과 직결되기 때문에 외부 파업에는 동참을 꺼리는 분위기가 강해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부분 파업 이상의 결정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영계도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을 향해 파업을 멈춰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우리나라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과 사회 혼란이 더해져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사회 혼란과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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