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35차 한미재계회의 공동선언…5년만에 미국 워싱턴서 개최
"미국 산업정책 일관성 있어야" 4대그룹 포함 대규모 민간사절단
조원태·조현상·신학철·윤영조·김동욱 등 참석
트럼프 2기 대응 나선다…"정책 일관성" 촉구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경제계가 워싱턴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FTA 재협상,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법(칩스법) 개정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 경제계 리더들은 공급망 협력 공고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미 대선이 치러진 지 한 달만에 개최된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여파로 5년 만에 미국에서 열렸다.
이번 한미재계회의에 한경협 회장단 일부와 4대 그룹을 포함 역대 최대 규모 민간사절단이 파견됐다. 한국 측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장한 종근당 회장,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윤영조 삼성전자 부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손상수 SK아메리카 부사장, 마이클 스미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은 처브그룹 회장인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과 미국 대표 기업 회장·CEO(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류진 회장은 개회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들은 비즈니스 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는데 이 변화의 파도를 넘어 양국 경제계가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특히 양국의 기술동맹을 강조하며 반도체, 배터리 같은 첨단산업을 비롯해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조선·방위산업 등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산업 협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양국 재계는 이번 회의에 ▲혁신 촉진 및 주요 신흥기술 협력 강화 ▲한국의 바이오테크 허브 도약 전략 ▲미국 의회가 바라보는 한미 관계 등을 주제로 폭넓고 깊이 있는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한미재계회의는 개최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시 관세부과, IRA 폐지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한미 간 기술동맹 구축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양국 재계는 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생산, 고용, 기술 혁신 등 기업 활동의 안정성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 무역 제한 조치 등을 논의하고 노동·기술 규제 등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을 해결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양측은 선언문에서 "양국은 기술 산업을 겨냥한 차별적 법안을 포함한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 및 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양국 정부가 한미 FTA를 양자 경제협력 강화의 기반으로 재확인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직 비자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양국간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반도체·배터리, 핵심 광물, 제약/바이오, 의료 기술, 방산 및 항공우주 등 전략 산업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 협력도 주문했다.
총회를 마친 한경협 사절단은 11일까지 미국 주요 인사들과 소통해나갈 계획이다. 토드 영(Todd Young) 상원의원을 비롯해 아미 베라(Ami Bera) 하원 의원, 마이크 켈리(Mike Kelly) 하원의원 등 코리아 코커스 의원들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싱크탱크들과 라인스 프리버스 트럼프 1기 초대비서실장, 켈리앤 콘웨이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고문과의 간담회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한경협 사절단은 이 자리를 통해 한국이 대미 그린필드(투자국에 법인설립) 최대 투자국이자 대미 투자국 중 일자리 창출 1위 국가라는 점을 내세워 우리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트럼프 2기 출범 대비 한미 경제 협력의 중요성과 미국 경제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기여도를 미국 의회 및 정부 측에 널리 알리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며 "한경협은 우리 기업과 경제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미국과의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극대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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