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내년 말 지주사 전환 이후 이뤄질 듯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하고 있다. 장남 신중하 교보생명 팀장이 상무로 승진한 가운데 신 회장의 지분 증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내년 말을 목표로 하는 지주사 전환 이후 지분 증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전날 신중하 교보생명 팀장은 인공지능(AI) 활용·고객의소리(VOC) 겸 그룹 경영전략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신중하 신임 상무는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 동안 근무한 뒤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입사했다. 2021년에는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에서 디지털혁신(DX)신사업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교보생명에 그룹디지털전환(DT)지원담당을 거쳐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을 맡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창재 회장이 아들에게 경영권 승계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대표는 1953년생으로 올해 만 71세인 만큼 승계 작업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신 상무가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신 회장의 지분 증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의 최대주주로 지분 33.78%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 상무는 교보생명과 계열사 지분은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 역시 보유한 지분이 0%다.
아직까지 신 회장이 신 상무에게 지분 증여를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재무적투자자(FI)와의 갈등이 거론된다. 2012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신 회장의 지분 24.01%를 매입했다. 구체적으로는 어피너티 에쿼티파트너스(9.05%)와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이다.
당시 2015년 9월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면 신 회장이 교보생명 지분을 되사기로 하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이후 교보생명은 현재까지 IPO를 성사하지 못했다. 이에 2018년 10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 차로 소송 중이다. 이르면 이번주 내로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서 2차 중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신 회장의 지분 33.78%로는 지배력을 행사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 회장은 교보생명 지분을 증여받을 때 막대한 상속세를 부담한 탓에 지분율이 10% 넘게 떨어진 바 있다.
지주사 전환이 지배력 문제의 해결책이 되면서 경영권 승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은 내년 지주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신 회장의 지분율을 높인 후 본격적인 지분 증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설립할 방침이다. 물적분할보다 자금 부담이 적고 신 회장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지주사가 발행한 신주와 교보생명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교보생명을 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IPO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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