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SG 경영컨설턴트 심준규] 12월 3일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시국 혼란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이탈하고 증시가 하락했다.
민주주의 체제는 △견제와 균형 △권한의 분산 △의사결정 투명성 이 세 가지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미국, 영국, 독일과 같은 선진국은 오랜 시간 동안 이를 발전시켜왔고, 정치적 안정성과 경제적 신뢰도를 확보했다. 어떤 정치 지도자도 세 가지 원칙을 넘어설 수 없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렸다.
이 세 가지 원칙은 현대 기업 경영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은 △이사회의 독립성 보장 △경영진에 대한 견제 △이해관계자의 투명한 소통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분산된 의사결정 체계는 위기 상황에서도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기업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 된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 현실은 여전히 창업주나 총수 일가에게 의사결정권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 견제와 균형을 담당해야 할 이사회는 형식적으로 운영되며, 경영진에 대한 감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구조적 취약성은 기업가치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현재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주된 우려사항이 되고 있다.
ESG 경영 확산으로 기업들은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투자한다. 그러나 이런 정책과 투자의 실질적 성과는 견고한 지배구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지배구조는 기업 의사결정과 감독이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체계로, 견제와 균형 원칙이 기업 운영에서 구현되는 방식이다. 권한이 한쪽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여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핵심이다. ESG와 같은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에서도 독립적인 감독과 견제는 필수적이다.
글로벌 투자자는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투자 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이사회 독립성,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권한 분산 정도가 면밀히 평가된다. 최근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은 정치적 불안정성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 혼란은 민주주의와 기업 경영에서 견제와 균형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권한의 분산과 투명성 원칙은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 소수주주 권리 보호, 경영 투명성 확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본 요건이다.
민주주의와 기업 경영 모두 다양한 이해관계자 목소리를 수렴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며, 시장 신뢰를 얻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인 해답이 되겠다.
|심준규.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 <실천으로 완성하는 ESG 전략> 저자. 기업의 ESG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ESG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
더솔루션컴퍼니비 심준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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