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후 꼼수 인상" 비판에 대한항공, 국내선 '유료 선택제' 도입 계획 철회

엑스트라 레그룸, 전방 선호 좌석 유료화
대한항공, 시행 하루 전 돌연 철회 결정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대한항공이 국내선 항공편의 일부 일반석 좌석에 추가 요금을 내고 판매하려던 정책을 철회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맞물린 시점에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편의 엑스트라 레그룸 좌석(비상구 좌석 등)의 유료 판매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앞서 대한항공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편부터 사전 좌석 유료 선택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일반 좌석보다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는 '엑스트라 레그룸'은 1만5000원, 일반석 맨 앞에 배치돼 승·하차가 편리한 전방 선호 좌석은 1만원의 요금을 책정했다. 우선 탑승과 위탁 수하물 우선 처리 혜택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국제선 항공편에 유료 좌석제를 먼저 도입한 대한항공은 약 4년 만에 국내선에도 요금제를 적용할 방침이었다. 대한항공은 서비스를 신설한 것이기 때문에 관련 비용을 추가로 받는 차원이라는 입장이었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사실상의 운임 인상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한항공은 대형항공사(FSC)로서 비교적 높은 운임을 받는 대신 기내식과 수하물 등을 무료로 제공해 왔는데 기내 편의를 유료 옵션으로 제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작업을 마무리한 다음 날부터 이 제도를 시작하기로 결정하면서 일각에서는 '꼼수 인상'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제도 도입 철회를 결정하고 홈페이지에서 사전 좌석 유료 선택제 관련 안내를 삭제했다. 대한항공은 "해당 서비스는 앞 좌석 선호 승객에게 구매 기회를 제공하고 우선 탑승·수하물 우선 수취 혜택 등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시행하기로 한 것"이라며 "포괄적 서비스 개선 차원의 시행 목적과 달리 과도한 우려가 있어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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