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테스형과 라우어는 잊어라.
KIA 타이거즈의 2025시즌 외국인선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KIA는 16일 우완 아담 올러와 신규 외국인선수 상한액 100만달러에 2025시즌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그에 앞서 올 시즌 에이스로 맹활약한 제임스 네일과 18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구단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새 외국인타자로 패트릭 위즈덤(33)을 영입하기 일보 직전이다. 구단도 부인하지 않았다. KIA는 2022년부터 3년간 준수한 활약을 펼친 소크라테스를 과감하게 교체하기로 했다. 애버리지와 클러치능력을 겸비한 소크라테스와 달리, 위즈덤은 걸리면 넘어가는, 전형적인 ‘한방 잡이’ 거포다.
이로써 KIA는 네일-올러-위즈덤으로 2025시즌을 맞이한다. 이들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FA 시장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최원태를 영입하며 선발진을 강화했고, LG 트윈스는 장현식, 김강률, 최채흥으로 불펜 보강에 올인했다. 지난주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에서 만난 이범호 감독은 한화 이글스가 엄상백과 심우준을 영입한 것까지 간과하지 않았다.
내년 시즌 KIA를 위협할 수 있는 팀들이 FA 시장에서 전력보강을 했지만, KIA는 FA 시장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심지어 내부 FA 서건창과 임기영 계약에도 속도를 올리지 않는 모습. 각 파트별 전력구성이 좋고, 이번 FA 시장에서 팀을 바꿀만한 S급 선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KIA는 2025-2026 FA 시장에서 양현종, 최원준, 박찬호라는 굵직한 선수들과 마주 앉아야 한다.
결국 이런 상황들이 KIA가 외국인선수 구성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KIA는 1월 말에 시작할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올러와 위즈덤이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하다. 네일의 퍼포먼스가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모든 팀이 외국인투수에게 기대하는 건 15승이다. 합작 30승이면 한국시리즈 우승권이라고 봐야 한다. 올해 네일과 양현종이 합작한 승수는 23승. 30승에는 7승 부족했지만, 선발진 줄부상에도 끝내 버틸 수 있는 동력이었다.
그러나 KIA가 2017년 통합우승을 했을 때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나란히 20승씩 해냈다. 당시 헥터의 20승은 KIA 외국인투수 한 시즌 최다승이다. 2009년 통합우승 때도 아귈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이 14승, 13승으로 27승을 합작했다.
이밖에 KIA 외국인투수들의 역사를 돌아보면 2002년 다니엘 리오스가 14승, 2004년 리오스가 17승, 2006년 세스 그레이싱어가 14승, 2016년 헥터가 15승을 각각 따냈다. 외국인투수라고 해도 15승은 정말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내년에 네일과 위즈덤이 25승 안팎만 합작해줘도 제 몫을 한다고 봐야 한다. 올러는 150km대 초반의 무브먼트 좋은 포심에 슬러브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했다.
위즈덤은 2021~2023년 시카고 컵스에서 3년 연속 20홈런 이상 쳤다. 국내에서 삼진율을 잘 관리하면 30홈런 이상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KIA 외국인타자 역사상 홈런왕은 1명도 없었고, 최다홈런은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의 40홈런. 그 다음이 2020년 프레스턴 터커의 32홈런이다. KIA 외국인타자의 시즌 30홈런은 딱 두 차례였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면, 김도영이 올해보다 내년에 성적이 더 튀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최형우는 이미 지난 2년간 기적을 썼다. 나성범은 다리 관리가 필요한 베테랑이다. 김선빈도 수비부담이 큰 중앙내야수다. 전부 지난 2년 연속 팀 타율 3할의 주역들. 그러나 내년에도 지난 2년의 생산력이 가능하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결국 위즈덤이 30홈런 안팎을 쳐야 KIA가 예상치 못한 득점력 저하 시 보정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래저래 올러와 위즈덤이 2025시즌 KIA의 명운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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