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새 외국인타자에 따라 바뀔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025시즌 타순 구상에 대해 위와 같이 얘기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한다면 올해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바뀐다면 새로운 외국인 타자의 유형에 따라 타순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KIA는 소크라테스를 내보내고 오른손 거포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할 예정이다. 위즈덤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3년 연속 20홈런 이상 때렸다. 국내에서 삼진율이 지나치게 높지 않다면 3~40홈런을 기대해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KIA 외국인타자 통산 최다 40홈런의 트레이시 샌더스(1999년), 32홈런의 프레스턴 터커(2020년)가 자연스럽게 소환된다.
위즈덤이 기존 김도영, 최형우,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기존 클린업트리오와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지가 궁금하다. 소크라테스는 올해 2번타순에 들어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위즈덤은 전형적인 한 방 잡이라서 4~5번이 적합하다. 김도영과 3~4번 쌍포를 이루고, 나아가 최형우, 나성범과 함께 클린업 쿼텟을 구축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아무래도 최형우를 6번 타순으로 내리는 그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럴 경우 김도영~위즈덤~나성범~최형우의 3~6번을 가동할 수 있다. 위즈덤을 5번으로 쓰면 김도영~나성범~위즈덤~최형우도 가능하다. 우-좌-우-좌의 재그재그 구성이다.
그 어떤 조합도 구상해볼 수 있다. 어쩌면 30홈런 타자가 2명 이상 나올 가능성도 있다. 4명 모두 20홈런은 가능해 보이고, 최형우 정도를 뺀 세 명은 30홈런도 가능하다. 위즈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구단의 홈런 역사가 바뀔 수도 있다.
KIA는 홈런 역사가 화려하지는 않다. 단일시즌 30홈런타자 2명이 나온 것도 2009년 김상현(36홈런)-최희섭(33홈런)이 마지막이었다. 30홈런타자가 3명 이상 나온 건 199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트레이시 샌더스(40홈런)-홍현우(34홈런)-양준혁(32홈런)이었다.
2번 타자는 누구일까. 가장 쉬운 건 박찬호-최원준 테이블세터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올해 소크라테스가 2번에 자리잡기 전에도 두 사람을 나란히 1~2번으로 쓰는 경기가 많지 않았다. 하위타선과의 원활한 흐름 연결을 위해 최원준을 9번에 두는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김도영이 2번으로 올라오고 최형우, 나성범, 위즈덤이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할 수도 있다. 이미 2번 김도영은 올해 충분히 괜찮았다. 현대야구에서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가 2번에 들어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팀의 리드오프다.
이래저래 KIA로선 위즈덤의 성공이 중요하다.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가 46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만큼, 위즈덤의 동기부여도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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