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린 친구도 많고, 베테랑도 많은데, 중간이 없어요.”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이 이번 오프시즌에 기자와 통화하면서 했던 얘기다. 실제 키움 선수단 구성은 큰 틀에서 20대 초반에서 중반까지의 저연차와 30대 중반에서 후반에 이르는 베테랑으로 나뉜다.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선수가 많지 않다. 정확하게는 이 연령대 선수들 중에서 팀의 간판급이 거의 없다.
1996년생 주장 송성문 외에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다. 고형욱 단장은 송성문에게 그래서 더 고마워했고, 베테랑 최주환은 중간 연령대 선수들이 해줘야 할 역할까지 도맡아 해줬다며 더더욱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고마움은 고마움이고, 구단은 실행에 옮겼다. 10월11일에 오른손 타자 강진성(31), 11월4일에 오른손 타자 김동엽(34), 5일 우완 불펜 장필준(36)에 이어 17일에 오른손 내야수 오선진(35)을 잇따라 영입했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정확히 34세. 2025년이 되면 평균 35세다. 팀에서 허리라인을 맡아줄 수 있다.
내년 키움의 최고참은 단연 이용규(39)다. 막내는 2025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할 선수들이다. 40세와 19세들이 라커룸에서 하나로 뭉쳐야 한다. 누구나 앞장서서 소통도 하고 교류도 할 수 있지만, 중간연령대, 경험을 적당히 쌓은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역할까지 최고참과 최저연차들이 능숙히 해내긴 어려운 법이다.
김동엽과 강진성은 키움에 유독 부족한 우타 파워를 실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장필준도 원종현, 조상우를 제외하면 경험이 부족한 불펜에 안정감을 더한다. 오선진은 김혜성의 메이저리그행, 김주형과 신준우 등 젊은 내야수들의 방출 공백을 자연스럽게 메우게 된다.
키움은 팀 페이롤이 적다. 그리고 이들의 연봉이 부담이 되는 수준도 아니다. 이들이 잘해주면 팀에 부족한 부분을 절묘하게 메우게 돼 전력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설령 이들이 부활하지 못해도 키움으로선 큰 데미지는 없다. 어차피 키움은 긴 호흡으로 모든 파트에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다.
‘방출 버프’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기량이 떨어진 30대 선수들이지만, 유니폼을 갈아입고, 동기부여를 새롭게 하면 갑자기 ‘뜬금포’로 터지기도 한다. 특히 친정팀 상대로 적극적으로 기용하면 재미를 볼 수도 있다.
최고참 이용규와 신인 정현우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주 부담이 없는, 그래서 성공 가능성이 충분한 도박이 시작됐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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