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희를 갖고 놀던데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최근 연말 야구계 시상식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은퇴한 야구인들의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지난 11일 체육기자의 밤 시상식에서 만난 이범호 감독은 JTBC 최강야구에 출연했던 예비 신인 김태형(18. 덕수고)에 대한 이대호와 이택근의 솔직한 평가를 듣고 내심 흐뭇했다.
김태형은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과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우완 정통파다. 고등학생 치고 투구의 완성도, 경기운영능력이 상당히 빼어나다는 평가다.
아직 뚜껑도 열지 않은 ‘쌩’ 신인이지만, 벌써 주위의 기대감이 예사롭지 않다. 이범호 감독은 신중한 스탠스를 견지하지만,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직접 관찰해보니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장 내년에도 백업 선발투수로 1군에 기용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구단 내부에선 김태형이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향후 150km 넘는 공을 꾸준히 뿌릴 수 있다고 본다.
실제 김태형의 덕수고와 최강야구 몬스터즈의 맞대결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이대호, 정근우, 이택근 등을 도망가지 않고 상대했다. 이범호 감독은 “마침 방송(최강야구)에 태형이가 던지는 게 나갔더라. 145~147km에 포크볼도 던지더라. 거기에 선배도 있고 후배들도 있는데, 한번 물어봤다”라고 했다.
이대호는 유튜브 촬영 당시 이범호 감독에게 “형, 제가 생각할 땐 굉장히 좋은 것 같은데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약조절도 좋고, 세게 던질 땐 세게 던지는데 변화구를 쓸 땐 변화구를 확실히 쓴다. 변화구도 좋다”라고 했다.
이택근은 한술 더 떴다. “아주 그냥 저희를 갖고 놀면서 던지더라”고 했다. 신인스럽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택근의 반응은 오키나와에서 김태형을 지켜보고 지도한 코치들의 그것과 비슷했다. 그들은 이범호 감독에게 “낭창~하게(느릿느릿하고 느긋하게) 잘 던집니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과 심재학 단장이 가까이에서 지켜봐도 “똑같이 낭창하게 던졌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우리가 왔다고 세게 던지는지, 자기가 생각한대로 쭉쭉 던지는지 한번 보고 싶었다. 그런데 똑같이 던졌다고 하더라. 확실히 어떤 상황서도 흔들리지 않고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졌구나 싶더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태형과 또 다른 신인 양수호 정도를 내년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데려갈 계획이다. 2025시즌은 기본적으로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 게 골자다. 그러나 내년 KIA 선발진엔 이미 변수들이 있다. 이닝 관리를 시작할 양현종에게 종종 휴식을 줘야 하고, 이의리는 6월에 돌아오지만,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진 못한다. 올 시즌처럼 백업 선발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황동하나 김도현 중 한 명은 장현식의 몫을 메우는 셋업맨으로 돌아선다. 그렇다면 김태형이 임시 선발로 자주 1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게 이범호 감독 계산이다.
이범호 감독은 “태형이는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단계별로 밟아야 한다. 그런데 1군에서 기회는 한번 줘 보려고 한다. 의리가 돌아올 때까지 선발로테이션을 확실하게 꾸려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2025시즌 김태형은 KIA가 기대하는, 사실 부담 없는 플러스 전력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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