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도 포지션이 어떻게 되나 궁금했다.”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11월 초 취임식에서 LG 수석코치로 재직하면서도 친정 NC를 유심히 지켜봤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5월 말 김휘집이 트레이드로 입단했을 때, 전임감독이 내야 포지션 교통정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전임감독은 김휘집이 신일고를 다닐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봤다. 실제 김휘집은 2023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도쿄돔을 뚫는 듯한 대형 홈런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2021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할 때부터 거포 내야수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NC는 작년부터 김휘집을 키움에 요구했고, 결국 올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희생하면서 김휘집을 영입했다. 그런 김휘집은 NC에서 유격수와 3루수, 때로는 1루수까지 소화했다. 김주원을 주전유격수로 확실하게 못 박았기 때문이다. 실제 김휘집은 수비보다 공격력이 돋보이는 멀티 내야수다.
이호준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취임식 당시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김휘집에게 포지션을 고정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신 서호철을 2루나 1루로 보낼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김휘집을 3루수로 박아놓고 육성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김휘집은 올 시즌 다양한 포지션으로 140경기에 나갔다. 성적은 타율 0.258 16홈런 73타점 78득점 OPS 747.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여세를 몰아 내년에 포지션이 3루로 고정되면, 좀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포지션이 고정된다고 올해보다 좋은 성적을 낸다는 보장은 없지만, 아무래도 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김휘집 정도의 우량주면 자기 포지션을 확실하게 갖고 있는 게 낫다.
키움에선 수비력이 다소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임감독은 막상 수비력도 괜찮다고 평가했다. 이호준 감독은 취임식 당시 김휘집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다른 대부분 선수는 NC 코치 시절 자신의 손을 거친 제자들이지만, 김휘집과는 접점이 없다. 외부에서 본 김휘집에 대한 평가는 갖고 있겠지만, 일단 지켜볼 계획이다.
김휘집이 내년에 3루에서 자리를 잡으면 NC 내야는 1루 맷 데이비슨, 2루 박민우, 유격수 김주원, 3루수 김휘집, 유틸리티 서호철, 김한별 등으로 재편된다. 박민우를 제외한 세 명의 내야수가 모두 20~30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 엄청난 매력이다.
올해 NC 타선은 유독 찬스 응집력이 떨어졌다. 데이비슨이 맹타를 휘둘렀지만, 장타력이 아주 좋은 편도 아니었다. 어쩌면 김휘집이 NC에서의 첫 풀타임 시즌 성적이 X-팩터다. 김휘집과 김주원이 동시에 포텐셜을 터트리면 NC 타선과 내야는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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