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시멘트는 '첩첩산중'… 내수 출하 전망치 4000만톤으로 '뚝'

1998년 IMF 이후 26년 만에 두 번째로 낮은 출하량 기록
정국 혼란으로 건설경기 회복 시점 추정 어려워…시장 악화 전망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건설경기 침체로 출하량 감소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시멘트 업계가 내년에도 상황을 바꾸기 힘들어보인다. 내년 시멘트 내수 출하량 전망치가 4000만톤으로 하향됐고, 올해 4400만톤으로 예상됐던 내수 출하량도 4350만톤으로 재조정되며 시멘트 불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주요 시멘트 업체를 대상으로 올해와 내년의 예상 시멘트 출하량을 집계한 결과, 내수 4350만톤, 수출 302만톤을 포함한 올해 총출하량은 4652만톤으로 나타났다. 내수는 지난 9월 예상치 4400만톤보다 50만톤 가량 줄었고, 지난해 5024만톤보다 13.4% 감소했다.

내년 예상 출하량은 내수 4000만톤, 수출 330만톤으로 총 4330만톤이었다. 지난 9월 말 내수 출하량 예상치 4200만톤보다 200만톤가량 감소했고, 올해 4350만톤보다는 8%가량 줄어들게 된다.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000만으로 떨어진 것은 1990년 3390만톤 이후 35년 만에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또, 올해와 내년 모두 1998년 국제금융기구(IMF) 외환위기 때의 4462만톤보다 출하량이 적다. IMF 이후 26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건설자재 관련 산업의 특성상 출하량 전망치를 불과 한 분기가 지나기도 전에 재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업황 부진이 심각해 출하량 예상치 재조정이 불가피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정국 혼란 상황으로 인해 더욱 더 건설경기의 회복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출하량 재집계 시점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이전에 추정된 수치라, 정국 불안이 경제 각 부문에 미친 악영향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한 공공주택 14만가구의 인허가 승인을 점검하기 위해 예정된 회의를 긴급 취소했다. 이에 따라 정책 지연으로 인해 매출 감소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멘트협회는 올해 출하 감소 요인으로 전년동기 대비(9월 말 기준) 건설수주 2.0%, 건설기성 0.9%, 주택건설 인허가 22.6% 등이 각각 감소한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내년에는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건설현장 감소로 경영환경 위험요인이 확대되고, 부동산 시장회복 지연에 따른 건설투자 감소 등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이 25조4000억원으로 올해(26조4000억원)보다 1조원가량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올해 이미 두 자릿수(13.4%)가 감소했는데, 본격적인 하락기로 접어들 내년 건설경기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면서 "이 상태가 지속돼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커 내년 내수 출하량은 전망치 4000만톤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시멘트 산업은 1980년대 수준으로 후퇴할 조짐도 보인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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