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금도 없는데 왜? 몸으로 때려박는 럭비 순수함에 충격 받아"
"연애 예능도 만들고 싶다…최강연애? 강철연애? 도시연애!"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넷플릭스 예능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를 연출한 장시원 PD를 만났다. '최강야구', '강철부대', '도시어부' 등을 연출하며 독특한 소재의 예능을 성공시킨 장시원 PD의 신작인 만큼, 이번 '최강럭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첫 질문은 '럭비'를 선택한 이유였다. 그는 이번에 '럭비'라는 비인기 종목을 소재로 삼았다. 대중적이지 않은 스포츠를 예능화하려는 그의 도전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장시원 PD는 럭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일본 삿포로 여행을 갔다가 설원을 보고 순간 전투 장면이 떠올랐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걸 현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스포츠가 뭘까 생각해 보니 '럭비'더라. 그래서 럭비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실제 경기장을 찾아가서 보게 됐죠. 막상 보니까 럭비라는 스포츠 자체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런데 충격이었어요. 이 사람들이 마치 '경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경기를 하더라고요. ‘왜 이러지? 돈을 많이 버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상금도 없더라고요."
장 PD는 럭비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순수함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피를 흘리고 실려 나가는데도 경기가 멈추지 않더라. 그게 이들에게는 일상이라는 것이 정말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럭비라는 비인기 종목을 예능화하겠다는 장 PD의 아이디어에 넷플릭스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는 예상 외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긴 설득 과정은 없었어요. 우려는 있었지만 심각하게 토론까지 가지는 않았죠. 사실 ‘최강야구’를 만들 때도 ‘야구가 되겠어?’라는 반응이 있었고, ‘강철부대’ 때는 ‘군대로 뭐 하겠어?’라는 반응이 나왔어요. ‘도시어부’도 마찬가지였죠."
장 PD는 자신만의 제작 철학을 강조했다. "최소한의 룰만 알려주고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들면 된다고 봐요. ‘럭비’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 늘어나면 그때 더 깊게 찾아볼 겁니다. 야구도, 낚시도 그랬으니까요."
‘최강럭비’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자 장시원 PD는 룰과 안전을 꼽았다.
"럭비는 룰이 너무 많아서 일반인들에게 허들이 높아요. 그래서 사전 게임을 통해 최소한의 룰을 알려주고 본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그는 당초 최초 아이디어처럼 설원 경기도 기획했었다고 밝혔다. "답사까지 다 했어요. 그런데 준비를 하다 보니 너무 부상이 많이 나올 것 같더라고요. 결국 제외했죠. 그림은 정말 예뻤는데… 안전이 최우선이니까요."
‘최강야구’부터 ‘최강럭비’까지 독특한 소재를 연이어 선택하는 이유를 묻자, 장 PD는 자신이 "심심함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내가 모르는 세계를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요. 낚시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도시어부’를 하면서 흥미가 생겼고요. 럭비도 마찬가지였죠. 요즘은 연애 예능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이름은 ‘최강연애’? ‘강철연애’? 아니면 ‘도시연애’? 아마 ‘도시연애’가 제일 나을 것 같아요.(웃음)"
또 장 PD는 캐스터 정용검 아나운서와의 연이은 협업에 대해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몰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용검 아나운서는 프로이지만 중계 속에 아마추어 감정이 있어요. 보는 사람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죠."
장시원 PD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앞으로의 도전도 예고했다. "다음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에요. 더 혁신적인 걸 해보고 싶어요. 실패해도 죄송합니다 하고 또 하면 되죠. '최강럭비'도 꼭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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